[클린베이스볼 시리즈]⑦ 끊이지 않는 승부조작, 강력한 징계-교육 필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15 09: 01

지난 7일 경기북부경찰청이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프로야구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정 구단은 승부조작을 파악했는데도 은폐 혐의까지 받아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OSEN는 위기에 빠진 프로야구의 새로운 모토인 '클린베이스볼'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이대로는 안 된다. 끊이지 않는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징벌적인 징계와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승부는 깨끗해야 한다. 선수들이 흘린 땀이 헛되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 자신들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챙겨야 한다. 그러나 최근 프로야구는 그렇지 못했다.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선수들이 나타났다. 물론 일부다. 그러나 일부의 일탈이라도 전체의 행동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7월 창원지방검찰청에 의해 이태양(전 NC 투수)과 문우람(상무)의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났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7일 경기북부경찰청은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 브로커 2명 등 19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두 번의 대형사건으로 프로야구를 향한 시선이 싸늘해졌다.
승부조작이 처음 드러난 건 지난 2012년이다. 이후 KBO와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승부조작의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올해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드러난 승부조작 사건은 2012년 이후에 일어난 일이 대부분이다. KBO와 선수협의 노력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징계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승부조작을 시도한 선수에 대해서만 중징계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수 외에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 지난 3월 일본 요미우리는 조금 달랐다. 요미우리는 소속 투수인 다카키 교스케가 야구 도박 베팅에 관여했다고 발표하며, 구단주와 구단 대표 등이 사퇴를 선언했다.
승부조작이 생길 경우 여전히 개인의 일탈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그래서 책임을 개인이 지고 있다. 예방과 대비가 철저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승부조작은 잘 내린 프로야구의 뿌리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전염병이 퍼지는 것은 개인만이 아닌 관리를 못한 국가의 잘못이기도 하다. 다른 선수들에게 연대 책임을 묻는 것은 안 되지만, 선수를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구단과 KBO에도 분명 존재한다.
사전 교육이 중요하다. 물론 교육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교육은 가치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모두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검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프로 의식과 직업 윤리 등을 튼실하게 갖출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을 마련하는 것도 강력한 징계 만큼 시급하다.
승부조작의 반복은 열성적인 팬들도 지치게 만든다. 대만 프로야구가 그 예다. 대만 프로야구는 1995년 처음으로 승부조작의 실체가 드러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구단이 해체되는 사건도 나왔지만 승부조작은 계속되고 있다. 강력한 징계와 철저한 교육으로 초기 대응을 하지 못한 대만 프로야구는 팬들의 지속적인 감소로 11개였던 팀이 4개팀까지 축소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승부조작은 있었다. 1919년 최고의 대결이라는 월드시리즈에서 고의 패배, 1989년에는 통산 최다 안타의 주인공 피트 로즈가 감독으로서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사건이 발견됐다. 그러나 대응이 달랐다. 영구 제명 등의 강력한 대응을 한 끝에 메이저리그는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대만과 미국의 길목에 서있다. 대만과 미국의 사례는 심각한 혼란에 빠져있는 한국 프로야구가 적합한 결단을 내리도록 도움이 될 것이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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