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더스틴 니퍼트(35, 두산 베어스)가 감격스런 소감을 밝혔다.
니퍼트는 14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2016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그는 올해 28경기에서 22승 3패(승률 .880), 평균자책점 2.95로 두산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투수가 MVP를 차지한 것은 2011년 윤석민(KIA)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투수로 한정하면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이후 9년만이다. 두산 소속으로 MVP를 받은 것도 리오스가 마지막이었는데, 니퍼트가 맥을 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그는 “MVP 후보를 보고도 놀랐다. 선발투수가 타자를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훌륭한 팀원들의 도움이 있어 MVP가 가능했다”고 다시 한 번 소감을 밝히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6년차 시즌에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 타이틀을 따는 데 있어 늦었다는 감은 없고, 야구를 즐기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니퍼트는 올해 유독 감정에 젖거나 눈물을 보이는 일이 많은 편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같이 나이가 조금씩 들고 있는 야구선수가 이런 완벽한 팀에 속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게 감격스러운 것 같다. 훌륭한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즌이 끝난 뒤) 특별히 한 것은 없고, 아내와 발리로 여행을 다녀왔다. 시즌이 길어 피로가 쌓였다 생각해서 푹 쉬다 왔다”는 그는 “너무 고맙다고 전하고 싶고, 특별한 시즌인 만큼 나쁜 댓글이 있는 것도 봤다. 지나가는 말이었겠지만 아내가 내조를 잘 해줘 더욱 고맙다고 하고 싶다”라는 말로 아내에게도 감사표현을 확실히 했다.
이토록 오래 한국에 머물게 될지는 본인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 니퍼트는 “예상하지 못했다. 6년 전에 나를 찾아왔다면 그땐 확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즐거웠고, 내 커리어가 살아나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KBO리그는 이제 그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니퍼트는 “아주 의미가 크다. 내 커리어를 연장해줬고, 내 커리어에서 아주 소중한 부분이다. 작은 시골에서 자라며 힘든 일도 많았고 해낼 수 없을 거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낸 것은 팀원들뿐만 아니라 KBO도 많은 도움을 줬다. 또한 두산이 아니었다면 이런 업적은 없었을 것이다. 두산에 정말 감사한다”는 말로 마음을 표현했다.
시상식에서도 특별히 언급했을 정도로 수많은 팀원들 중에서도 양의지는 각별하다.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잘 들어맞는 뭔가가 있다. 호흡이 정말 잘 맞고, 양의지의 리드를 따라 이런 성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 너무 큰 도움이 됐고 투수코치님도 많은 도움이 되어주셨다”는 것이 니퍼트의 생각이다.
앞으로의 목표도 지금과 다르지 않다. 니퍼트는 “지금 잘 해냈다고 하면 포기하는 듯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아직도 나는 팀에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마운드에서 더 열심히 던질 것이며, 하루가 끝나면 거울 앞에 서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nick@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