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유희열이 ‘스케치북’에 그리는 그림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11.14 08: 52

 거대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 오랜만에 TV에 출연하는 대형 발라드 가수, 인디 신에서 촉망받는 신예들까지. 다채로운 장르와 다양한 스타일의 뮤지션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무대는 단언컨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유일하다.
16년 만에 컴백한 젝스키스도, 7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박효신도 유일하게 찾은 방송 프로그램이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다. ‘내가 저지른 사랑’으로 단 한 차례 방송 출연을 결정한 임창정의 초이스도 마찬가지였고.
뮤지션들이 이 무대를 찾는 이유는 뭘까. 답은 ‘유희열’로 통한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음식집 주인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걸어놓은 ‘맛집’ 같은 프로그램이다. ‘유희열’의 이름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제대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좋은 방송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그가 주는 신뢰 역시 프로그램에 힘을 보탠다. 뮤지션 유희열이 소개하는 뮤지션들이라는 것이 일단 흥미롭고, 그들에게서 음악적인 강점들을 뽑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전반에 깔려있는 셈이다.
그의 입담도 ‘스케치북’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국내에는 유일한 음악 토크쇼라는 점에서도 희소가치가 있다. 쟁쟁한 가수들을 섭외, 고음을 질러대는 경쟁을 붙여가며 자극을 주거나, 억지스럽게 일반인들을 참여시키는 일이 없다. 가수는 가수로서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객석은 평가가 아닌, 박수와 호응으로 함께 호흡한다. 곁가지를 뻗치는 흥미로운 토크도 빼놓을 수 없는 ‘꿀잼’ 포인트가 되겠다.
유희열은 출연한 뮤지션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진행자다. 웃음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뮤지션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MC. 장난스러운 농담을 주고받는데서 그치지 않고 음악적인 무언가를 이끌어내는데 꽤나 특화돼 있다.
대형 가수들 외에 방송 무대에 설 기회가 비교적 적은 뮤지션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는 점 역시 ‘스케치북’이 사랑 받는 비결이다. 좋은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셈이다.
가수들이 다른 것에 연연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점. 이를 통해 객석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무대는 뮤지션들의 꿈의 무대가 돼 가고 있다. 이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역대급’ 무대들이 만들어지기도.
이에 ‘스케치북’ 7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음악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며 가수들이 출연하고 싶은 무대로,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무대로 자리 잡았다.
방송시간대를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 밤으로 옮기고, 매달 ‘월간 유스케’라는 타이틀로 월간 특집을 진행을 하는 등 도화지는 좀 더 넓어졌다. 유희열은 여기에 또 어떤 그림들을 그려나갈까.
/joonamana@osen.co.kr
[사진] K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