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문화독재] 문화 체육계, 유신 시절처럼 유린당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11.15 13: 40

을씨년스럽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는 정계와 재계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계에도 마수를 뻗쳤다. 마치 유신 등 군사정권 시절의 탄압을 연상케 한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 압박과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의 좌천 인사 등 의혹 투성이다. 
CJ그룹이 박근혜 정부에 미운 털이 제대로 박혔다는 건 문화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CJ의 문화사업이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 거리가 멀다는 게 그 이유다. CJ의 문화 컨텐츠가 보수보다 진보의 성격이 짙어 낙인이 찍혔다.
'광해, 왕이 된 왕자', '변호인', '화려한 휴가' 등 진보 성향의 영화를 잇달아 선보이자 이 영화를 제작한 CJ그룹은 보수 세력으로부터 질타를 받기 시작했다. 또한 CJ E&M 케이블 채널 tvN의 코메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하며 청와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CJ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부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했다. SNL코리아의 시사 풍자 코너를 폐지하고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 경제를 응원하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또한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명량' 등 현 정부가 추구하는 성향의 영화를 선보였다.
이미경 부회장이 퇴진 압박을 받게 된 이유는 여러 설이 있다. 2014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의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했던 이미경 부회장이 한류 및 한식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박근혜 대통령보다 부각되면서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물론 CJ의 문화 콘텐츠가 결정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미경 부회장은 청와대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고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으로 떠난 뒤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고교 승마 랭킹 1위라던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는 2013년 4월 한국마사회컵 전국승마대회에서 2위에 그쳤다. 그러자 청와대는 심판 판정 시비를 빌미로 삼아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사실상 정유라 씨가 1위에 오르지 못한 이유를 밝혀내라는 지시였다.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최순실 씨와 반대 세력 양측 모두의 문제점을 담은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 이 보고서가 되레 화근이 됐다. 박 대통령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불러 "나쁜 사람"이라며 노태강 전 국장의 사실상 좌천 인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노태강 전 국장은 2개월 뒤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고 결국 명예 퇴직을 신청해 공직을 떠났다. 그리고 유진룡 전 장관도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던 차은택 씨는 최순실의 위세를 등에 업고 정부의 온갖 문화 정책을 쥐락펴락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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