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출신 신인 김진영, 한화 日 마무리훈련 호평
근본 없는 야구, 처음부터 하나씩 다 배우고 있어
"자신감 하나로만 미국에 덤볐다. 근본 없는 야구였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신인 투수 김진영(25)에겐 '해외파 출신'이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지난 2010년 덕수고 3학년 시절 시카고 컵스와 120만 달러의 적지 않은 금액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경력이 있다. 고교 시절 유창식·한승혁과 함께 투수 빅3로 평가됐다.
김진영은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꽃을 피우지 못한 채 2013년 컵스에서 방출됐다. 곧장 국내로 돌아와 군복무를 하며 병역 문제를 해결했고, 1년 동안 무적 신세에도 해외파 유턴 선수 트라이아웃을 거쳐 드래프트에서 한화에 지명 받았다. 먼 길을 돌고 돌아 2017년 한화에서 신인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김진영은 지난 1일 한화의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일본 미야자키에 합류했다. 김성근 감독은 "김진영이 처음에 왔을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하체가 무너지는 폼이었는데 몇 번 자세를 잡아주니 잘 알아듣는다. 나에게 먼저 물어볼 정도로 훈련 자세가 적극적이다. 앞으로 재미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2013년 컵스 시절 이후 4년 만에 팀 소속으로 훈련하고 있는 김진영은 "지난 3년간 한 번도 제대로 된 코칭을 받지 못했었다. 스스로 고치고 싶었던 투구 밸런스가 있었는데 김성근 감독님의 도움으로 고쳐졌다. 덕분에 마음의 문이 빨리 열렸다. 감독님께서는 매일매일 공을 던질 때마다 칭찬해주신다. 신경을 써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그는 "1부터 10까지 하나하나 처음부터 배우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그동안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동물이었다면 여기에선 정말 경쟁력 있는 투수로 탈바꿈 하려 한다. 기술적으로 상세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셔 도움이 된다. 하루하루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에 맞춰 또 칭찬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캠프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해외파 출신이지만 신인의 자세로 막내들이 하는 뒷정리 역할도 빼먹지 않고 있다. 김진영은 "개인적으로 이전의 커리어는 자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입단식을 할 때도 컵스 대신 덕수고 출신 김진영으로 불리고 싶었다. 쉽게 말해서 지금까지 난 근본이 없었고, 기본도 없었다. 자신감 하나로 미국에 덤볐지만, 미국 유학에서 겸손함을 배워왔다"며 컵스 꼬리표를 뗐다.
한화에선 말 그대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다. 그는 "미국에서는 혼자 이겨내야 했지만 한화에선 대선배님들과 함께하며 시너지 효과가 난다. 송은범 선배님 옆에서 감독님과 투구 연습 중 수시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나도 용기를 내서 감독님께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야구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시련과 아픔을 겪은 김진영은 팀이란 울타리가 얼마나 크고 소중한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컵스 출신 꼬리표를 스스로 떼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김진영, 그의 솔직담백한 고백과 진정성 담긴 각오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