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 100만 촛불과 ‘무한도전’, 같은 날 쓴 역사의 한 페이지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11.13 14: 25

역대 최대 규모였다. 주최 측 추산 100만의 촛불이 서울 도심 광장을 환하게 밝히면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비선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은 한 마음이 돼 광화문으로 나선 것. 전국에서 모인 국민들은 비통한 마음을 서로 위로하면서 평화적인 시위를 시작했다. 2016년 11월 12일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집회가 진행되는 시각, 방송에서는 또 다른 역사가 쓰여 지고 있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힙합과 역사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우리들이 함께 부르고 외칠 민중가요 제작을 시작한 것.
예로부터 정국이 혼란스럽거나 개탄스러운 일로 나라가 어지러울 때면 민중은 노래를 지어 부르면서 현실의 돌파구를 찾았다.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하고, 잘못된 점들을 꼬집어 알렸는데 이는 당시뿐만 아니라 역사에까지 기록되며 현세까지 알려지고 있다.

MBC ‘무한도전’이 힙합으로 역사를 노래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역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교육 방송’이 아니었다는 것. 지금 이시대 가장 ‘핫’한 장르인 ‘힙합’을 통해 다 함께 시국을 노래하고,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는 기특한 의미가 담겨있다.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 100만 촛불이 하나로 모인 날, 민중이 부를 노래 제작의 첫발을 디뎠다. 여기서 ‘무한도전’ 제작진이 ‘역사’와 ‘힙합’이라는 카드를 뽑아든 것은 영특하고 기특했다. 비판 의식이 전반에 깔려있는 장르로 솔직하고, 통쾌한 가사가 특징인 힙합을 이 시대의 민중가요로 가져왔다는 것은 똑똑한 선택이었다.
특히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힙합뮤지션들을 대거 참여시키면서 젊은 층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현실의 심각성과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 밖에도 많은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들이 다양한 풍자와 해학으로 시국을 개탄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는 중. 많은 스타들은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하거나 지지하는 글, ‘항의의 전등 끄기’ 캠페인 등으로 참여하며 관심을 더욱 높였다.
배우 이청아와 이기우 커플, 오창석, 래퍼 치타, 개그맨 김제동, 가수 이승환 등 수많은 스타들이 직접 행동에 옮겼다. 김유정, 김효진, 류준열, 솔비, 샘 해밍턴, 이승환 등은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등으로 함께했다.
이는 훗날 비극적인 현실과 함께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과거 전무후무했던 국정논단으로 혼란스러운 2016년, 조상들은 촛불집회로 광화문 광장에 모여 국민의 뜻을 보여주며 투쟁했고, ‘힙합’이라는 음악을 통해 현실을 잘못된 점을 꼬집었다’고. /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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