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무도'가 시국을 이야기하는 방법, 풍자와 역사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1.13 12: 00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풍자에 이어 역사로 시국을 꼬집었다. 500년 전, 1000년 전 역사 속에서도 지금과 비슷한 일이 있었던 바. 고려시대 말 기득권 세력의 착취 속에서 산 속으로 밀려난 백성이 불렀던 고려가요, 임진왜란 이후 양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백성이 풍자한 판소리처럼 지금 이 시국에서 대중음악에 시대상황을 담아넣는다.
지난 12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역사와 힙합을 컬래버레이션한 ‘위대한 유산’ 특집 첫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멤버들은 래퍼 도끼, 비와이, 딘딘, 송민호(위너), 개코와 함께 짝을 지었다.
부족한 역사 지식은 설민석 선생이 채웠다. 그는 첫 교시 왜 ‘무한도전’이 역사와 힙합을 컬래버레이션하는 지 그 이유를 명쾌하게 밝혔다.

설민석은 “현재 우리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지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역사”라며 “역사는 현자와 과거의 끝없는 대화라는 말이 있다. ‘우리 힘들어요,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600년 전 세종대왕에게 물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 민족의 역사에도 힙합과 비슷한 장르가 있었다. 미국의 할렘, 브루클린의 골목과 비슷한 위항에서 태동된 문학, 즉 판소리다. 현재 래퍼에 해당하는 말뚝이도 있었다. 시대는 달랐지만, 부패한 지배층의 횡포, 무능력한 지배층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감은 지금과 비슷했다.
혹자는 미래를 위해서 과거는 잊고 현재에 더 몰입하라고 한다. 현 시국에 집중해야지 역사와 같은 고리타분한 것에 신경쓸 시간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역사의 그래프는 끊임없이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다. 현 시국이 하락의 정점을 찍었다면, 반드시 반등할 날이 온다는 것. 절망에만 빠져 있을 것이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잘못된 것은 바꿀 수 있다고 위로하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 역사 특집의 의미였다. 바로 우리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답습하지 않고, 배울 것은 취하며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희망적인 메시지. 바로 직전 우주특집에서 자막을 통해 풍자하며 국민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줬던 바. 이번에는 역사 특집을 통해 국민의 자긍심을 불태우고 있다. 우리가 역사의 주인이고, 우리에게는 미래를 만들어나갈 힘이 있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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