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이아바'가 흔한 불륜극과 다른 이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11.13 10: 10

JTBC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가 여타의 불륜극과는 다른 전개 방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불판을 생성하고 있다. 불륜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 결과가 아닌 '왜?'에 집중하며 다양한 해석과 공감을 사고 있는 것.
'이아바'는 완벽한 아내이자 엄마인 수연(송지효 분)의 불륜을 알게 된 남편 현우(이선균 분)의 시선을 담아내고 있는 드라마로,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최근까지 불륜은 일명 '막장극'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그 자체만으로도 질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이아바'는 불륜에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 현우 뿐만 아니라 후배인 준영(이상엽 분)은 아내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3일만에 도망을 갔고, 작가인 보영(보아 분) 역시 바람난 남편과 이혼을 한 상태. 너무나 평범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저마다의 사연이 하나씩 있고, 이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판이하게 다르다. 이들이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 속 사례자들 또한 마찬가지.

또한 현우는 자신의 사연을 주식갤러리에 올린 뒤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고 있는데, 이들 역시 처한 상황에 따라 너무나 다른 의견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 '참치마요'라는 닉네임을 쓰는 정체 불명의 여인은 아내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충분히 대화를 나눠볼 필요가 있다며 현우를 설득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왜?'라는 이유다. 물론 불륜이라는 건 절대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현우가 이토록 배신감을 느끼고 화를 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간 남편과 아들은 물론이고 시어머니에게도 잘하고 직장 일은 더더욱 잘해왔던 '완벽한' 아내였기에 '참치마요'의 말처럼 충분한 대화가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단순히 아내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따지고 드는 것도, 무조건 아내를 이해해주라고 하는 것도 아닌 한번쯤은 서로의 입장에 서서 상대를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아직 두 사람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보지도 못한 채 별거와 이혼 사이에서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이 드라마 속 현우와 수연이 앞으로 원작에서처럼 지금까지 너무 익숙해서 잊고 지냈던 아내와 남편이라는 존재, 부부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약지에 끼는 결혼 반지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을지, 뜨거운 불판이 형성되고 있는 '이아바'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이아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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