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율 40%, 그들이 갤럭시 노트7을 고수하는 진짜 이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11.12 08: 34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갤럭시 노트7. 최고의 사양 및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발열 문제로 두 차례 리콜 끝에 결국 단종 처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노트7을 교환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운영 방안을 내놓았다. 노트7 사용자가 S7이나 S7엣지를 24개월 할부로 구입한 후 12회차까지 할부금을 납부하면 나머지 12회차 할부금을 낼 필요없이 갤럭시 S8 또는 노트8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트7 배터리를 60%까지만 충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강제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회수율은 40%대에 불과하다. 노트7의 회수가 더딘 이유가 무엇일까. 노트7 사용자를 통해 그 이유를 들어봤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A씨는 경쟁사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그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고객 관리 차원에서 수신 메시지를 삭제하지 않고 저장했었는데 애플리케이션 실행시 너무 버벅거렸다. 단말기 성능이 떨어지다보니 초고속 와이파이 서비스에도 별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트7을 예약 구매한 A씨는 "신세계를 경험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예전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에 저장됐던 문자 메시지를 노트7에 다 옮겼는데도 버벅거림이 전혀 없었다. 제품 촬영을 위해 DSLR 카메라를 자주 사용해왔던 A씨는 노트7의 뛰어난 카메라 성능에 크게 만족했다. 또한 노트7의 펜 기능을 자주 사용했다.
A씨는 "노트7의 성능이 워낙 좋다보니 바꾸기 너무 아쉬웠다. 배터리 60% 제한 이후 충전기를 추가 구매했다"면서 "삼성전자 인터넷 쇼핑몰에서 포인트를 사용해 보조 배터리를 구입했는데 용량이 너무 작고 충전이 다 된 뒤에도 계속 발열되는 게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B씨는 줄곧 노트 시리즈만 사용해왔다. 노트7이 출시되자마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구매했다. 발열 사태에도 조금의 흔들림(?)없이 노트7을 사용 중이다. B씨에게 노트7을 교환 또는 환불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봤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텐데 노트7을 대체할 스마트폰이 없다. 성능이 비슷하다고 알려진 경쟁사 제품은 (삼성전자 제품과) 사용법이 달라 불편하다"는 게 B씨의 설명.
이어 "배터리 60% 제한 이후 폭발 위험성이 더 낮아져 안심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늘 병원에 있다 보니 틈날때마다 충전하면 되고 최신 제품이라 그런지 배터리도 오래 간다. 60% 제한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B씨는 "타 제품으로 바꾸려면 진작에 바꿨다. 하지만 나는 이른바 충성 고객이다. 삼성전자의 보상 정책이 너무 형편이 없다. 그리고 10만원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10만원 이하 제품이 없다보니 자비를 들여야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는 "자동차 리스처럼 노트5를 임대폰으로 풀어 사용하다가 마음에 들면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에 근무 중인 C씨는 "제품 자체는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외근 비중이 높은 C씨는 배터리 60% 제한 이후 다소 불편함을 겪고 있다. 보조 배터리를 들고 다니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은 듯 했다. 또한 C씨는 "스마트폰을 바꾸면 저장된 걸 다 옮겨야 하는 것도 번거롭다"고 씩 웃었다.
갤럭시 노트7을 계속 쓸 때 따르면 불편함은 이미 예고 돼 있다. 항공기 탑승이 불가능하다든지, 배터리 충전 수위가 60%로 제한 됐다든지, 발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갤럭시 노트7을 계속 고집하는 데에는 충분히 예상 되는 불편함을 넘어 서는 사용 만족도가 있었다. 아니면, 바꾸는데 드는 불편함이 더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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