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골’ 이정협, 슈틸리케의 소리아가 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1.11 21: 53

이정협(25, 울산)은 역시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KEB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서 김보경과 이정협의 골이 터져 캐나다를 2-0으로 물리쳤다. 한국은 오는 15일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25인 명단에 이정협을 포함시켰을 때 논란이 많았다. 이정협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0경기서 4골로 부진했다. 소속팀에서 활약이 좋은 선수를 최우선으로 발탁한다는 슈틸리케의 원칙에 어긋나는 선발이었다. 과연 이정협이 20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정조국(32, 광주)보다 득점력이 좋은 선수냐는 비판이 많았다. 실험을 하려면 정조국을 해야 맞지 않느냐는 것. 

이정협은 2015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으로 일약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이정협이 발탁논란을 종식시키려면 캐나다전 맹활약이 필수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예상대로 캐나다전 원톱으로 이정협을 올렸다. 
최전방에 선 이정협은 여러 차례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번번이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중원을 돌파한 김보경의 선취골로 쉽게 앞서나갔다. 상승세를 이은 선수는 바로 이정협이었다. 전반 25분 수비수가 잘못 걷어낸 볼을 이정협이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이 강렬하게 골망을 흔들며 추가골로 연결됐다. 부담감을 떨쳐낸 이정협은 포효했다. 이정협은 80분 동안 활약한 뒤 김신욱과 임무를 교대했다. 
슈틸리케는 이란전 0-1 패배 후 “카타르의 소리아와 같은 선수가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선수단의 내부 분위기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었다. 슈틸리케는 “지동원 등 선수들이 소리아가 보여준 저돌성과 득점의지를 갖길 바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슈틸리케는 선수들과 감독의 가교역할을 해줄 수 있는 차두리를 전력분석관으로 임명해 위기를 헤쳐나갔다. 
이정협은 오랜만에 승선한 대표팀서 골을 뽑아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에게 소리아 못지않게 필요한 선수였음을 증명해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천안=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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