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SK 사령탑으로 재직했던 김용희 감독이 이임식을 가졌다. SK의 새 시스템 정착의 시발점으로 기억될 김 감독은 2년간의 소회를 밝히며 몸담았던 팀의 건투를 바랐다.
김용희 감독은 1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트레이 힐만 감독 취임식 및 김용희 감독 이임식’에 참가해 힐만 신임 감독과 자리를 함께 했다. 김 감독은 팀 2군 감독과 육성총괄에 이어 2015년 시즌을 앞두고 SK의 5대 감독으로 취임, 2년간 팀을 이끌었다. SK는 이날 김 감독의 이임식 영상에 이어 감사패를 전달하며 2년간의 노력을 평가했다. 최창원 구단주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들이 모두 나와 김 감독의 공로를 기렸다.
첫 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두 번째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성적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 끝에 2년 계약이 만료됐다. 그러나 경기장 밖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시스템적 성과는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부터 메이저리그(MLB)식 선진 시스템 도입에 힘을 써온 프런트와 보조를 맞춰 체계적인 매뉴얼을 제작하고 또 수정해왔다. 한편으로는 부상 및 수술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수두룩했던 SK에서 선수 위주의 운영으로 큰 전력 손실 없이 후임 감독에게 전력을 이양했다.
투수 파트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졌던 혹사의 대물림을 끊어냈고 야수 쪽에서는 체계적인 몸 관리 시스템을 강조해 부상 방지 및 근력 향상에서 성과를 거뒀다. 또한 올해에는 많은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며 향후 세대교체의 발판을 놨다는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신사'로 알려진 성품으로 선수단의 큰 신망을 얻으며 큰 마찰 없이 선수단을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및 올 시즌 막판 팀 성적이 부진하자 감독의 입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선수단 곳곳에서 나올 정도였다. 또한 프런트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구단 내외에서 신망 높은 지도자로 기억될 전망이다.
김 전 감독은 이날 이임사에서 "지난 10월 8일에 삼성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이 끝났다.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시간이 상당히 긴 것 같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동안 같은 목표를 향해 뛰어왔던 선수들, 프런트와 움직였는데 (한 달 동안 그러지 못해)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라고 운을 떼면서 "자리를 해주신 팬 여러분께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많은 성원을 주셨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그라운드에서의 승부는 항상 이겨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좋은 팀을 만들어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계속해서 계승할 수 있느냐에 고민을 많이 했다. 구단주님께서 많은 화두를 던져주신 것이 많은 공부가 됐다. 구단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류준열 사장과 임직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면서 "무엇보다 코칭스태프, 선수 여러분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여러분들이 흘린 땀이 결과를 얻지 못해 희석될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라. 올해는 끝났지만 내년이 있다. 새 감독을 모시고, 마음껏 운동장에서 뛰어주길 바란다. 그동안 함께 했던 시간이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이임의 소감과 당부의 말을 남겼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