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29, 바르셀로나)도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진다.
아르헨티나는 11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개최된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지역 최종예선에서 숙적 브라질에게 0-3로 완패를 당했다. 승점추가에 실패한 아르헨티나(4승4무3패, 승점 16점)는 6위에 머물며 5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진출에 위기를 맞았다. 브라질(승점 24점)은 조 선두를 질주했다.
남미지역에서 월드컵 본선에 가려면 4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5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이과인을 원톱에 세우고, 메시가 셰도우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디 마리아, 마스체라노 같은 쟁쟁한 선수들이 미드필드서 지원했다. 바르셀로나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네이마르는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반대편에 섰다. 메시 대 네이마르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0월 12일 치른 파라과이전에서 0-1로 졌다. 메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메시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9경기서 8골을 몰아치는 절정의 슛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브라질의 상승세가 더 뛰어나지만, 메시를 보유한 아르헨티나의 전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메시는 혼자의 힘으로 전세를 뒤집을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메시가 복귀한 이번 경기서 아르헨티나는 숙적 브라질을 잡겠다는 기대가 컸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메시의 위력은 기대이하였다. 브라질은 메시를 집중 견제했다. 전반 6분 페르난지뉴는 메시와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그의 안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페르난지뉴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큰 대가를 치렀지만, 메시의 움직임을 다소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전 더 많은 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득점은 없었다. 메시의 프리킥도 번번이 수비벽에 맞고 나왔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수비에 큰 구멍이 뚫리며 0-3 완패를 당했다. 메시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메시는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지는 징크스가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는 것은 ‘축구 황제’라는 그의 타이틀에 유일한 오점이다. 메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부진 끝에 독일에 우승을 내줬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년 연속 코파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칠레를 만났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2016년 코파 결승에서 메시는 승부차기 실축을 하는 등 비운을 맛봤다. 충격을 받은 메시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까지 나서서 겨우 말린 끝에 메시는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전성기를 구가하는 메시가 우승할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잇따른 부진으로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예선탈락이란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과연 메시가 위기의 아르헨티나를 구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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