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한유미, 위기의 현대건설 구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11 07: 15

수비형 레프트 한 자리는 사실 대다수 팀들의 고민이다. 화두로 떠오른 리시브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지난 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현대건설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여기에 올 시즌 주전으로 뛰었던 정미선(22)의 부상으로 고민이 깊어졌다.
정미선은 최근 무릎에 생긴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 5일 도로공사전까지만 해도 출전했지만 이 경기 후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중 수술을 받은 탓에 현대건설은 비상이 걸렸다. 당장 전반기는 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고, 5라운드나 되어야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재활 상태에 따라 복귀 시점은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적잖은 전력 공백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유미(34·180㎝)의 중요성이 커졌다. 베테랑 레프트 자원으로 한때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한유미는 코트 복귀 후 주로 백업으로 뛰었다. 중요한 순간 코트에 들어가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베테랑의 경험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정미선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만큼 이제는 한유미가 공·수 모두에서 버텨줘야 한다.

갑작스러운 출전 시간 증가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첫 경기였던 10일 도로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무난한 활약을 선보였다. 이날 한유미는 총 14점을 올리며 공격에서 제 몫을 했다. 에밀리(25점), 황연주(20점), 양효진(14점)과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문제는 리시브 부담이었는데 이 또한 무난하게 넘겼다.
중간중간 조금씩 흔들리는 측면은 있었지만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 점유율(45.12%)을 기록하면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2세트에서 기록한 8개의 리시브 정확은 베테랑 한유미의 개인 경력에서도 한 세트 기준 가장 많은 수치였다. 공격에서는 오히려 후배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뽐냈다. 상대 블로커들을 파악하는 노련함이 빛났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팀의 공격 템포를 더 끌어올리는 ‘토털배구’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지만 더 발전하지 않으면 정상을 지킬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변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시브와 수비에서도 어느 정도 버텨줘야 한다. 현재 남은 레프트 자원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하고 즉시전력감이라고 할 만한 한유미가 무너지면 외국인 선수 에밀리도 덩달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유미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다만 베테랑 선수라 체력적 부담은 어쩔 수 없는 사실. 이에 현대건설은 차세대 레프트 자원들의 가세도 절실해졌다. 현대건설은 박경현과 이예림을 조련하며 실전 투입 시점을 최대한 당기길 바라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