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WBC 앞두고 최초 엔트리에서 총 7명 변경
우완 선발투수 이탈 아닌 점은 불행 중 다행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자마자 대체선수가 필요한 상황이 생겼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할 ‘김인식호’가 출항하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KBO는 10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WBC 대표팀 명단을 확정했다. 전체 28인 중 투수는 13명이었는데, 이들 중에는 지난 9월 상무에서 제대한 뒤 복귀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던진 이용찬(두산 베어스)의 이름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첫 WBC 출전을 기대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같은 날 두산은 이용찬의 수술 계획을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이용찬은 오는 15일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통상 수술에서 복귀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개인차는 조금씩 있다”고 전했다. 빨리 회복된다 하더라도 3월에 있을 WBC에 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표팀으로서는 4년 전 악몽이 떠오를 법한 출발이다. 이용찬 역시 4년 전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는 당시에도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팔꿈치 통증이 있어 선발 요원인 송승준으로 바뀐 바 있다. 그리고 이용찬에 앞서 6명이나 다른 선수로 이름이 바뀌어 2013 WBC 대표팀은 처음 발표한 최종 엔트리와 비교해 총 7차례나 변했다.
우선 2009 WBC의 영웅이었던 에이스 봉중근이 어깨 부상으로 참가가 어려워지면서 당시 경찰청 복무 중이던 장원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던 류현진, 어깨가 좋지 않았던 김광현, 발목 부상을 당한 홍상삼 대신 서재응, 차우찬, 이용찬이 들어왔다. 이 중 이용찬은 대체선수로 왔다가 나중에 빠진 케이스다.
이외에도 김진우와 추신수가 각각 팔꿈치 부상, 새 소속팀 적응(신시내티 레즈)이라는 이유로 이탈해 윤희상과 손아섭이 대신 뽑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용찬 대신 송승준이 합류하면서 총 7명이 변한 것이다.
처음 구상했던 것과 전력이 많이 달랐던 대표팀은 1라운드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0-5로 참패했다. 이후 호주와 대만을 차례로 꺾었지만 ‘팀 성적 지표(TQB, Team’s Quality Balance)’에서 밀려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 WBC 대표팀의 사상 첫 1라운드 탈락 굴욕이었다.
안 그래도 이번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발표 이전부터 우완투수 가뭄이 예상됐던 팀이다. 김인식 감독이 “우투수가 확실하지 않아 불펜 강화를 위해 불펜을 두텁게 했다. 새롭게 뽑힌 선수들이 많았다. 아쉬운 점은 있다”고 노골적으로 말했을 만큼 우완, 특히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우완이 부족하다. 대표팀은 이를 불펜 강화로 메우려 하고 있지만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용찬이 선발투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완 선발에 비해 우완 불펜 요원은 비교적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다. 또한 누가 새롭게 발탁되더라도 이번 시즌의 대부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낸 이용찬보다 최근 1군 등판 기록이 좋은 투수일 가능성이 높다. 처음으로 생길 것 같은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