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안방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서 주목할 스타가 탄생했다. 골 넣는 수비수 이유현(19, 단국대)이 주인공이다.
정정용 임시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6 U-19 수원 컨티넨탈컵 2차전서 잉글랜드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이유현과 강지훈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 드라마의 주역은 우측 풀백 이유현. 이날도 어김없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팀이 0-1로 뒤지던 전반 33분 그림 같은 프리킥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승우가 아크서클 근처서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잉글랜드의 골망을 열었다.
대회 마수걸이 골이 아니다. 이유현은 지난 8일 이란과 1차전서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포로 3-1 승리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양발을 모두 잘 쓰는 공격적인 풀백의 탄생이다. 안익수 감독 시절 '선수비 후역습' 전술에 빛을 보지 못했지만 정정용 임시 감독 휘하 포텐을 마음껏 터트리고 있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제압한 뒤 믹스트존서 만난 이유현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수비수로서 2경기 연속골을 넣어 영광스럽고, 정말 기분이 좋다. 좋은 기회가 왔는데 운이 따랐다."
본인은 운이라고 말했지만 실상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유현은 "대학교에서 나만의 주특기를 만들기 위해 인사이드 무회전킥을 연습했다"면서 "디디에 드록바의 영상을 보고 훈련했는데 잘 됐다"고 비결을 밝혔다.
원체 공격적인 재능이 좋은 선수다. 그렇다고 본업인 수비를 등한시 하지도 않는다. 공수를 모두 겸장한 이유현은 A대표팀의 오랜 고민거리인 라이트백의 차세대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이유현은 "난 수비수이지만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선수다"면서 "잉글랜드전은 전술적인 이유로 올라가지 않았지만 평소엔 오버래핑도 적극적으로 한다"고 강점을 어필했다.
성인 무대에서의 원대한 꿈도 품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전남 드래곤즈에 우선 지명돼 프로에 데뷔하는 그는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국가대표가 되겠다.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유현은 내년 5월 안방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의 예비스타다. 당장 오는 12일 나이지리아와 대회 최종전도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백승호 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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