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팬들 애정 담긴 올스타 투표, 한국 대표 5인은?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11.10 15: 52

지난 8일 오후, ‘2016 LoL 올스타전’을 위한 지역별 올스타 선수 투표가 마감됐다. 올스타전 참가 멤버는 100% 팬들의 투표로만 결정돼 선수들에겐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한국을 대표하게 된 5인의 선수단, 그들이 최고의 선수로 뽑힐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펴 봤다.
▲탑 - ‘스멥’ 송경호

최고의 캐리력을 보유한 탑솔러.
2016 시즌 국내 리그에서 포지션을 막론하고 가장 빛났던 선수를 꼽자면 단연 ‘스멥’ 송경호의 이름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송경호는 ‘2016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에서 독보적인 캐리형 탑솔러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팀 ROX가 스프링·서머 정규 시즌 1위에 이어 서머 시즌 우승컵까지 꿰찰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압도적인 라인전 능력과 그로 인한 순간이동 주도권 및 사이드 라인 장악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다.
▲벵기 - ‘정글’ 배성웅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벵기’ 배성웅이 주전 자리에서 내려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황금기가 끝난 줄로만 알았다. 정글 캐리형 메타에 맞지 않는 성향과 챔피언 폭, 이전 같지 않은 폼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고 재기는 힘들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가장 크고 중요한 무대인 롤드컵에서 배성웅은 돌아왔다.
특히, ROX와 4강전에서 세트 스코어 1-2로 위기에 몰렸을 때 구원 투수처럼 등장한 배성웅이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캐리형 정글의 표본 니달리를 꺼내 들어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건 보는 이들의 충격과 환희를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배성웅은 이후 삼성과 결승전까지 쭉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실력을 뽐내며 다시 한번 명성에 걸맞은 정글러로 우뚝 섰다.
▲미드 - ‘페이커’ 이상혁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고 플레이어. 롤계의 마이클 조던, 리오넬 메시.
‘벵기’ 배성웅과 엄청난 케미(조화)를 뽐내며 생애 세번째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페이커’ 이상혁은 82.6%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약 78%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보다 더 상승한 수치다.
롤챔스 5회 우승과 롤드컵 3회 우승, 최초의 롤드컵 2연패, 최초의 그랜드슬램 등 이상혁이 쌓은 전후무후한 대기록과 그 경기 내내 선보인 엄청난 개인 기량과 게임 이해도는 자연스레 국내외 팬들을 끌어들였고,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방송인 KBS는 물론 미국의 CNN도 e스포츠를 다루면서 이상혁을 소개한 바 있다. 이상혁은 이제 e스포츠계에서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원딜 - ’프레이’ 김종인
언랭크 최강자.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이 2016 롤드컵을 앞두고 Top 20을 선정했을 때, 국내 팬들의 가장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 것은 롤챔스 서머 우승에 빛나는 ‘프레이’ 김종인의 부재였다. 롤챔스 기간 내내 ‘스멥’ 송경호와 함께 팀의 캐리를 맡았다고 해도 부족함 없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김종인이 20명 안에 들지 못했다는 것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김종인은 그 아쉬움을 경기력으로 풀어내듯 롤드컵이 시작되자마자 엄청난 기량을 뽐냈다. 김종인이 쏘는 ‘마법의 수정화살’은 백발백중이었고, 성장 격차를 발판 삼아 3대 1 플레이도 펼치는 등 맹활약을 떨쳤다. 팬들은 그런 김종인에게 ‘언랭 최강자’라는 웃기면서도 슬픈 별명을 붙여줬다. 언랭크 최강 김종인이 올스타전에서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된다. 
▲서폿 - ‘매드라이프’ 홍민기
서폿 캐리의 시초. ‘’매라’ 보고 서폿 시작했어요’
사실 LoL 한국 서버가 오픈 되고, 다섯 라인으로 나뉘어진 EU 메타 체계가 처음 잡히기 시작했을 때 즈음에는 서폿 포지션은 완전히 찬밥 신세였다. 그저 원딜이 CS 챙기는 것을 구경하며 옆자리를 지키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희생하는 포지션이었다. 게다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네 포지션에 비해 굉장히 미비하다는 인식이 대다수였다. 그 틀을 부순 게 바로 ‘매드라이프’ 홍민기였다.
홍민기는 서폿도 경기를 캐리할 수 있다는 것을 플레이로 증명해낸 선수였다. 특히, 트레이드 마크인 블리츠크랭크로 상대 주요 딜러들을 쏙쏙 뽑아오는 기가 막힌 장면들은 모든 팬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많은 멤버 변화를 겪으면서 홍민기와 소속 팀 CJ는 당시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 오랜 기간 유지된 팀인 만큼 오래된 팬층은 두텁지만 더 이상 경기력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게 됐고, 그런 상황에서 올스타 투표 1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일부 LoL 팬들은 다소 모욕적인 언행까지 섞어가며 홍민기를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비난의 화살이 홍민기에 쏠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올스타전은 선수가 희망해서 출전하는 대회가 아니다. 라이엇게임즈가 선발해 출전하는 대회도 아니다. 홍민기는 단지 많은 표를 얻어 1위를 했을 뿐 그 어떤 행동을 취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홍민기가 올스타전에 출전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투표에 참여한 모든 팬들은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했고, 결과는 정해졌다. 이제는 비난과 비교, 반대 의견들은 잠시 내려놓고 올스타전을 빛내줄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면서, 그들이 볼거리 가득한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해보자.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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