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통해 살 길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불펜야구로 승부한다.
KBO는 10일 서울 도곡동 KBO 회의실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2017 WBC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28인을 확정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투수진 구성이었다. 투구 수가 제한되어 있는 대회 특성을 고려해 선발보다는 불펜에 비중을 뒀다.
우완(사이드암 포함)으로는 우규민(LG), 이대은(전 지바롯데), 원종현(NC), 장시환(kt), 임정우(LG), 이용찬(두산), 임창용(KIA)이 뽑혔고, 좌완 중에는 장원준(두산), 양현종(KIA), 김광현(SK), 이현승(두산), 박희수(SK), 차우찬(삼성)이 선발됐다.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인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결국 제외됐다. 이에 대해 김인식 감독은 “올해 우리가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그런 것 때문에 할 수 없이 뽑지 못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우투수 중 확실한 투수가 없다. 마무리 역시 오승환이 실력으로는 최고다. WBC는 투구 수 제한이 있어 우투수가 확실하지 않아 불펜 강화를 위해 불펜을 두텁게 했다. 새롭게 뽑힌 선수들이 많았다. 아쉬운 점은 있다”라고 말하며 최상의 팀을 만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야수진에는 빅리거들도 포진해 있지만, 마운드가 김 감독의 걱정거리다.
마무리는 오른손 투수들이 맡는다. 김 감독은 “임창용, 이용찬, 임정우 등이 (각자 소속 팀에서) 마무리를 맡고 있는데, 그동안 WBC에서 경기를 해보니 (선발투수의) 투구 수가 굉장히 중요하다. 불펜이 빨리 가동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이는 많지만 임창용, 이번에 제대한 이용찬, 젊은 임정우 등이 마무리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WBC 특성상 투구 수를 중요시해야 한다. 선발이 많이 맞으면 65구는 3이닝 안에 끝날 수도 있다. 잘 던지면 괜찮은데, 오른손 선발이 허약하기 때문에 안 좋으면 일찍 불펜을 가동해야 한다. 그래서 불펜투수를 많이 뽑았다”는 말로 불펜을 최대한 강화하기로 결정한 배경도 설명했다.
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던 2006, 2009 WBC, 2015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신기에 가까운 계투작전으로 세계의 강호들을 꺾고 각각 4강,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번에도 김 감독과 선동렬 투수코치가 적절한 불펜 활용으로 선발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ick@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