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경합 포지션은 내야 코너였다.
10일 서울 도곡동 KBO 회의실에서 있었던 2017 WBC 기술위원회에서는 28인 엔트리가 확정됐다. 기술위원회가 발표한 명단을 살펴보면 1루수와 3루수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결과적으로 거포보다는 쓰임새가 많은 선수가 선택을 받았다.
전체 28인 엔트리 중 1루수는 김태균(한화), 이대호(전 시애틀)가 선발됐다. 후보 중 하나였던 박병호(미네소타)는 빠졌다. 이에 대해 김인식 감독은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 중 현재 부상이 있는 박병호가 빠지게 됐다”고 간단히 밝혔다.
3루 포지션은 수비까지 크게 고려했다. 그리고 내야 전체의 조화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심 끝에 박석민(NC)과 허경민(두산)이 뽑혔다. 장타력이 앞서는 박석민이 선발로 나가고 허경민이 백업을 맡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유격수로 분류된 강정호(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에서는 주 포지션이 3루수였기에 실질적으로 3루수가 3명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면 전문 유격수는 김재호(두산)가 전부다. 그래서 김 감독이 3루수를 뽑을 때 고민했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유격수 포지션 커버 여부다. 허경민이 발탁된 이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강정호가 미국에서는 계속 3루수를 봤지만, 그래도 3루에는 뺄 수 없는 선수가 많았다”고 이야기한 뒤 “실력이 비슷한 최정(SK), 황재균(롯데) 등이 있지만 강정호가 유격수, 3루수를 오갈 수 있다고 판단했고, 김재호가 빠질 경우 유격수 수비를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최정이나 황재균보다는 허경민이 상황이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3루 포지션이 굉장히 치열했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종합하면 1루수는 3명의 후보 중 몸 상태가 괜찮은 2명이 들어왔고, 3루수는 내야 전체 짜임새까지 생각한 구성이다.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폭넓은 쓰임새를 자랑하는 허경민이 대표팀의 유틸리티 요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nick@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