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0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를 후진적 생산 방식이 초래한 결과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판매 일변도의 사업 행태를 개선하고 자원 순환을 촉진하는 지속 가능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순환경제를 위한 폐전자제품의 친환경적 재사용'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삼성전자의 현재 스마트폰 생산 방식이 엄청난 양의 전자쓰레기를 만들지만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서울사무소 이현숙 선임 IT캠페이너는 "삼성전자는 매년 엄청난 수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끊임없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폐기기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상태"라며 "수명이 다한 기기는 단순 폐기할 것이 아니라 자원 재사용 및 재활용 등을 통해 자원의 선순환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판매한 스마트폰은 총 3억 2,480만 대이며, 이 기기들이 수명을 다해 단순히 버려질 경우, 폐기물의 양은 약 5만 1,968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짧은 기기 수명으로 매년 엄청난 양의 스마트폰이 폐기되고 있고, 이는 짧은 신제품 출시 주기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6월에 갤럭시 S를 첫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약 430종의 휴대폰을 출시했으며, 이는 매달 5.5개의 휴대폰을 출시한 셈이다.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판매 일변도의 생산 방식이 최근 갤럭시노트7 사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즉, 충분한 제품 테스트 없이 무리하게 신제품을 출시해서, 치명적 결함이 발생했고, 결국에는 단종 사태를 맞았다. 또한, 이미 생산된 430만 대의 기기의 처리 방법도 제대로 내놓지 못해, 엄청난 양의 자원이 낭비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린피스는 이에 대해 폭발 원인 규명을 비롯해 이미 생산했거나 수거된 제품에 대해 친환경적 재사용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시민들을 대상으로 '갤럭시를 구하라' 캠페인을 이미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자기기의 자원 재사용 문제는 단순히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국내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수명이 다한 제품의 수거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IT 기기에서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이날 그린피스가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공개한 '혁신을 위한 선순환: IT 산업과 순환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 판매된 스마트폰은 15억 대에 육박했다. 이는 곧 엄청난 양의 자원이 소비되고, 이와 연관해서 엄청난 수의 기기들이 대체되거나 폐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린피스의 의뢰로 보고서를 작성한 외코인스티투트(OEKO Institute)에 따르면, 자원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생산, 유통,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이 발생하지만, IT 업계의 재활용률은 갈수록 떨어져 우리나라는 작년에 16.8%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린피스는 '갤럭시를 구하라' 캠페인을 시작으로 폐전자제품의 재사용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전세계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판매를 주도하는 세계 10위 IT 제조업체들의 환경 성적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다. 여기에는 자원 순환 정책에 대한 분석을 비롯해 유해 화학물질 사용 정도, 그리고 전력 사용 등에 관한 포괄적인 분석을 포함할 예정이다./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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