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뜩이나 투수 모자란데 '부정 혐의 악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1.10 05: 58

한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투수 자원이 모자란데 젊은 투수들이 불법도박 혐의로 이탈한 것이다.
한화 소속 투수 A선수는 지난 7일 경기북부경찰청이 발표한 승부조작 수사결과에서 불법도박에 400만원을 베팅한 혐의가 드러났다. A선수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검찰에서 추가적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A선수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에 참가 중이었지만 지난 9일 귀국했다. A선수가 온전히 훈련에 집중하기 어렵고,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내린 조치다. 귀국한 A선수는 서산 전용연습장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가며 향후 수사 요청에 따라 움직일 계획이다.

A선수는 지난 8월23일 경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유창식(KIA)이 한화 소속이었던 2014년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시인한 뒤 추가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으로 불린 것이다. A선수는 이 사실을 구단에 알렸지만 머지않아 경찰로부터 불법도박 혐의를 받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선수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구단으로선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검찰에서 조사를 할 것이다. 수사 요청이 들어오면 구단은 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법정에서의 최종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A선수가 내년 시즌 전력으로 활용되긴 어렵다.
법정 싸움으로 번질 경우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지만 우리나라 정서에서 A선수가 지금 정상적인 선수생활을 하긴 어렵다. 김성근 감독도 내년 시즌 기대하는 투수 중 하나로 꼽았기에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A선수를 사실상 전력 외로 배제해야 할 상황이다.
A선수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말 한화에서 방출됐던 B선수도 전 소속팀 NC에서 승부조작 청탁 혐의를 받았다. 지난 3월초 테스트를 통해 한화에 입단한 B선수는 2군 퓨처스리그 핵심 투수로 활약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선수들 사이에서 1군에 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자 한화는 KBO에 사실을 보고했다. 혐의가 드러나자 어쩔 수 없이 B선수를 방출해야 했다. 한화는 B선수의 전 소속팀 시절 부정행위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고, 2군에서 키우기 위해 육성선수로 영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시간만 낭비했다.
주축 투수들의 연쇄 부상, 더딘 세대교체로 한화는 투수 하나가 귀중한 상황이다. 김성근 감독도 마무리캠프에서 투수들만 29명을 데려갈 정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혐의로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 2명이 이탈했다. 한화에 유독 더 크게 느껴지는 악재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