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 실종’ NC-두산의 부끄러운 진실게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10 06: 02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부딪혔던 두산과 NC 구단이 난데없는 진실게임에 휘말렸다. 소속 선수의 불법행위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두 구단이야 억울한 점이 있다고 하지만, 논란 자체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두산과 NC는 최근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도박에 소속 선수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NC는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2014년 소속 두 명의 선수가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자진신고를 했으나 이를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명의 관계자가 연루됐고 검찰에서의 수사를 기다리고 있다.
두산도 수상한 정황이 포착돼 고개를 숙였다. 진야곱이 2011년 600만 원 상당의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런데 두산은 이를 알리지 않고 진야곱을 9월 말까지 그대로 경기에 뛰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진실 게임도 벌어지고 있다. NC는 “이성민이 2014년 당시 자진신고를 했으나 이를 은폐했다”는 경찰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성민은 그 후 kt의 창단 20인 외 특별지명 당시 유니폼을 갈아입었으니 NC가 10억 원(보상금액)의 사기 이득을 챙겼다는 게 경찰의 논리다. NC는 그런 일이 없었다며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상당 부분 물증을 입수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장 NC는 법적인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두산도 9일 사과문이 논란이 됐다. 두산은 지난 8월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 당시 진야곱이 2011년 베팅 사실을 시인했고, 구단은 이를 곧바로 KB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O 측은 8월 당시 두산으로부터 연락은 받은 적이 없으며, 오히려 경찰 조사가 시작된 후인 9월에 이를 인지했다고 맞서고 있다. 양쪽의 주장이 맞지 않는 셈이다. KBO는 신고 및 제보 기간이 끝난 지난 8월 “자진신고를 한 선수는 유창식밖에 없었다”고 발표했었다. 두산은 당시 이런 발표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두 구단은 나름대로 억울함을 표시하며 해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에 따르면 완벽한 결백을 주장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또한 만약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해진다. 자진신고를 받고도 이를 은폐했거나 별것 아닌 것처럼 넘어갔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리그가 ‘클린베이스볼’을 부르짖고 있는 상황에서 안일한 대처라는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해당 선수에게 징계를 내리겠다는 진정성마저 의심받을 수 있다.
KBO 리그 구단들은 승부조작 등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관리·감독을 좀 더 철저히 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경각심이 없는 듯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옳든, 경찰과 KBO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자체가 KBO 리그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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