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소속팀 진야곱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베팅 혐의를 인정하며 사과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두산이 선수의 불법 행위를 알고서도 은폐한 정황이 보인다.
두산은 "지난 8월 진야곱과 면담을 통해 불법 베팅 사실을 알게 됐고, KBO에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KBO는 "8월에 두산으로부터 진야곱의 자진신고를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9일 오후 두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일 경기북부경찰청에서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당 구단 선수가 연루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건에 소속 선수가 연루된 점에 대하여 구단은 책임을 통감하며,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8월 KBO의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모든 소속 선수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해당 선수가 이 면담을 통해서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베팅을 했던 점을 시인했으며 구단은 이 사실을 곧바로 KBO에 통보하였습니다.
해당 선수는 경기북부경찰청에 출두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으며 구단은 이 선수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먼저, 두산은 진야곱을 8월에 개별 면담을 통해 불법 베팅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O에 자진신고 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KBO의 승부 조작 및 부정 행위 담당자는 9일 오후 OSEN과 전화통화에서 "두산으로부터 8월 진야곱 관련 자진신고는 통보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만약 두산이 KBO에 자진신고 했다면 우리가 공식적으로 자신신고자가 없었다고 얘기했겠나. 자진신고를 받고도 은폐했겠냐"고 반문했다. KBO는 지난 8월 자진신고 및 제보 기간이 끝난 후 "유창식 외에는 자진신고자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9월말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전화를 왔다. 진야곱 연락처를 묻더라. 그래서 두산 구단에 연락해 경찰에서 진야곱을 찾는다. 경찰쪽과 연결시켜 줬다"고 말했다. 이후 9월말 두산 구단에 "경찰이 무슨 일로 진야곱을 수소문했느냐라고 물었더니 진야곱이 불법 베팅 관련 사항으로 경찰에 조사를 받고 왔다고 알려주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산은 보도자료에서 '8월 면담을 통해 불법 베팅을 알았다'고 밝히며 'KBO에 자진신고 했다'고 주장했다. 8월 면담을 통해 진야곱의 불법 도박 베팅을 인지하고도 KBO에 자진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은폐한 셈이다. 두산은 진야곱을 정규 시즌 끝까지 출장시켰고,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