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스토브리그에서 베테랑 이병규(42, 9번)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LG와 이병규는 지난 2014시즌을 앞두고 맺은 3년 25억 5000만원의 FA 계약이 끝났다. FA 재취득 기간이 모자라는 이병규는 내년 시즌에 뛰기 위해서는 구단과 1년 재계약을 해야 하는 처지다. 2013시즌 KBO리그 최고령 타격왕을 차지했으나 FA 계약 이후로는 잔부상 등으로 고전했다.
올 한 해 동안 LG와 이병규는 서로 바라는 바가 달랐다. 올 시즌 내내 이병규는 LG의 전력 외 선수였다. 양상문 감독이 내걸은 ‘세대교체’ 바람에 이병규가 설 자리는 없었다. 기량 외에도 팀 케미스트리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같은 방침은 내년에도 변함이 없다.
이병규는 2군에서 실적을 쌓으며 기회를 원했다. 2군에서 타율 0.401(147타수 59안타)를 기록했지만 1군 콜업은 없었다. 2군 성적은 말 그대로 2군이다. KBO리그의 극심한 '투고타저'를 넘어서 '투고타병'이라는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 퓨처스리그(2군)의 성적은 큰 의미 없었다.
시즌이 끝났고, LG 구단측은 '먼저 선수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이병규는 한 매체를 통해 '구단이 생각하는 안을 듣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될 것을 언론을 통해 밀당을 하는 모양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은 이미 명확하다. LG는 이병규의 은퇴를 바라고 있다. 시즌 최종전에서 팬들 앞에서 한 타석 기회를 준 것이 마지막 배려였다. LG가 이병규에게 제안할 방안으로 은퇴 후 해외연수 지원이 최선책으로 꼽힌다. 전력 외로 배제한 이병규를 곧바로 코치나 다른 프런트 보직으로 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반면 이병규는 선수 생활을 모양새 좋게 마무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바라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기회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서로 닿을 수 없는 평행선이다.
백순길 LG 단장은 조만간 이병규를 만나 서로 의중을 교환할 계획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이병규가 지난 주말 해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 빠른 시간 안에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고 말했다.
양측이 서로 자신의 뜻을 고수한다면 결국 이별 뿐이다. 은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LG는 이병규를 보류 선수에서 제외시켜 다른 팀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게 자유를 안겨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오는 25일이 보류 선수 신청 마감일이다.
지난 10월 8일 잠실구장 두산전에서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친 장면이 이병규가 LG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순간으로 남을 것이 유력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