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를 극복해서 잘하라고 있는 것이 감독이다".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에서 FC 서울에 0-1 패배를 당하며 역전 우승을 허용한 전북 현대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2016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전북 소속의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밝혔다.
주장 권순태는 "솔직히 진정이 되지 않는다. 가슴에 무언가가 뭉쳐있다. 1경기 결과에 그렇게 바뀌었다.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1년 가까이를 미친듯이 달렸다. 물론 서울이 우리보다 준비를 잘하고 간절했지만 1경기에 우승이 바뀌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철순도 다를 바가 없다. "아직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최철순은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면 조금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쉬는 기간이라서 더 생각이 난다"고 전했다. 박원재도 "많이 아쉽다. 일년 가까이 독보적으로 있었다. 우승도 확신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당연한 반응이다. 전북은 리그 종료 6경기를 앞두고 서울에 승점 14점을 앞섰다. 우승이 유력했다. 그러나 소속 스카우트가 2013년에 심판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이 밝혀져 승점 9점을 삭감 당했다. 그 여파로 전북은 최종 라운드에서 서울에 역전을 당했다.
문제는 전북의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전북은 알 아인(UAE)과 오는 19일과 26일 홈&어웨이로 두 차례 대결을 가져야 한다. 전북은 우승을 놓친 후유증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다.
악재는 사기 저하만이 아니다. 오는 11일과 15일 A매치를 위해 국가대표팀에서 전북의 주축 선수 6명을 차출한 것도 악재다. 전북은 오는 10일부터 재개되는 팀 훈련을 베스트 11의 절반을 넘는 선수가 없이 소화해야 한다. 해당 선수들은 16일이 돼야 합류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걱정을 하는 건 당연하다. 그는 "중요한 건 훈련 분위기다. 잘해서 19일 첫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힘든 상황이다. 경기에 뛰어야 할 선수들이 대표팀에 소집됐다. 여러모로 힘들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좌절과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최 감독은 "악재를 극복해서 잘하라고 있는 것이 감독이다. 아픈 건 아픈 것이다"면서 "추스를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 모두가 경험이 많다. 극복이 가능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