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된 우선 협상, 특급 FA는 여전히 웃는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09 06: 27

우선 협상 기간이 됐지만 특급 자유계약(FA)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O는 지난 7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18명의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해당 선수들이 9일까지 FA 권리 행사에 대한 승인 요청을 할 경우 KBO는 오는 10일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의 명단을 공시한다. FA가 된 선수들은 오는 11일부터 국내 및 해외 구단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예년과 다른 건 우선 협상 기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1월 KBO는 이사회에서 원소속 구단이 FA 선수들과 먼저 협상을 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규정으로 금지를 하고 있음에도 공공연하게 사전에 접촉을 했기 때문이다. 유명무실하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규정인 만큼 폐지를 선택한 셈이다.

구단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다음 시즌 호성적을 위해 전력을 끌어 올리려는 구단들은 가장 쉬운 방법인 FA 선수의 영입을 꾀한다. 시장에 나온 모든 FA 선수들과 당당하게 접촉할 수 있는 만큼 빨리 협상을 시작해 선수들을 설득 및 영입하는 것이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러나 특급 FA 선수들의 경우 빨리 움직인다고 영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협상 기간의 폐지로 특급 FA 선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급 FA 선수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대신할 선수가 적은 만큼 특급 FA 선수들은 구단들과 협상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해외 진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협상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걱정은 줄어든다. 대체하기 힘든 특급 FA 선수라면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도 러브콜을 보낼 구단이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광현과 양현종과 같이 특급 좌완 투수로 분류되는 선수의 경우 원소속 구단이 아니더라도 수요는 유지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특급 FA 선수들이 아니라면 우선 협상 기간의 폐지가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원소속 구단이 비슷한 유형의 다른 FA 선수들과 협상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 분명하다. 선수들로서는 원소속 구단을 비롯한 여러 구단들과 수싸움을 벌여야 한다. 원소속 구단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제안을 받던 예년과 분명 다르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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