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썰전' 유시민, 난세영웅 거부한 그의 속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1.09 07: 44

요즘 웬만한 드라마와 영화보다 뉴스가 더 극적이고 기가 막히다. 덕분에 예능 프로그램 이상으로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씁쓸한 현실이다. 그 중심에 JTBC가 있다. 
이미 뉴스룸이 최순실 게이트의 민낯을 파헤치며 JTBC는 가장 '핫'한 방송사로 거듭났다. 손석희 보도 담당 사장의 신뢰도도 한몫한 상황. 여기에 '썰전'이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4일 시청률 전문조사회사 TNMS가 전국 3200가구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일 방송된 '썰전'은 시청률 8.446%(이하 유료매체가입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전회 대비 무려 3.304%p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지상파를 압도한 수치다. 비슷한 시간대 방송된 SBS '백년손님'이 6.4%를 찍었고 '유느님'을 앞세운 장수 예능 KBS 2TV '해피투게더3'가 4.2%, MBC '미래일기'가 1.8%라는 걸 고려하면 '썰전'이 얼마나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는지 알 수 있다. 
8할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덕이다. 유시민 전 장관은 그동안 '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와 함께 날 선 토론으로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한 사람들)'을 비롯한 여러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논리적인 토론 방식과 조리 있는 말솜씨는 돋보였다. 최근 전무후무한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에는 그의 화법과 토론에 임하는 자세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앞서 김구라, 유시민, 전원책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을 주제로 긴급 녹화를 진행했고 지난 3일 방송에 이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유시민 전 장관은 진보논객으로서 소신을 밝혔고 작금의 사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계를 떠나 있는 상황에서 그는 총리직 제안에 관해 "모든 행정 각부의 임무를 총리에게 권한을 넘겨주겠다'는 대통령의 조건이 있으면 국민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1년 4개월 희생할 의향이 있다"고 말할 정도.
 
방송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유시민 전 장관을 차기 총리 후보로 내세우는 여론도 폭발적이다. 다음 아고라에 청원 게시판에는 이미 서명 운동이 시작되기도. 유시민 전 장관의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방송 이후 그의 태도가 더욱 눈길을 끈다. 각 매체의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도 그는 "정국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불필요한 인터뷰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정치인들은 연예인 못지않게 이슈몰이를 원한다.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단식을 하고 눈물을 글썽거렸던 누군가 그러했듯이. 그러나 유시민 전 장관은 당장 자신의 인기를 이용한 정치가 아닌 올바른 대한민국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역사적으로 난세의 영웅은 늘 존재했다. 정국의 혼란스러운 틈을 타 영웅주의에 빠진 누군가 공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요즘, 유시민 전 장관은 다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썰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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