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수다③] '라스' PD "1회 정형돈, 가장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1.08 10: 50

 MBC ‘라디오스타’가 오는 9일이면 500회를 맞는다. 지난 2007년 역사적인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로 벌써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전에 본 적 없는 B급 코드의 토크쇼는 시대를 앞서가 대중의 취향에 녹아들어갔고, 그동안 많은 게스트를 스타로 만들었다.
특히 게스트 자리 중에서 네 번째는 제작진은 물론 방송 업계가 주목하는 자리. 이제 곧 뜰 대세 스타들이 대거 이 자리에서 탄생했던 바다. 네 번째에 앉았던 게스트가 첫 번째 자리에 앉듯 ‘라디오스타’가 인기 예능이 되기까지 흐른 세월, 9년, 500회. 이를 기념해 ‘라디오스타’를 연출하고 있는 황교진 PD를 만나 프로그램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황교진 PD와의 일문일답.

-네 번째 자리는 늘 ‘라디오스타’가 만들어주는 차세대 ‘대세’ 느낌이 강하다. 이 자리에 앉아 스타가 된 스타들이 많지 않나.
▲방송을 오랜만에 하시거나 처음 예능 하시는 분이 네 번째 자리에 앉는다. 저희가 인터뷰를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하다 보니 제작진과 끈끈해지는 게 있다. 언제나 저희 프로그램에 나와서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좋다. 특히 최근엔 한동근 씨가 손으로 직접 만든 선물 주셨다. 종이박스 잘라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어서 주셨는데 너무 귀여웠다. 하현우 씨도 저희 회의실에 오셔서 손금을 봐주시기도 했다.
사실 다른 방송 관계자들도 누가 녹화한다는 기사만 떠도 잘 될 것 같냐고 먼저 섭외하기 위해 물어볼 때면 뿌듯하다. 잘되면 너무 좋고 적극적으로 타 방송에도 추천해드린다.
-동시에 과거의 일이 있었던 스타들의 성공적인 복귀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껄끄러울 수 있는 과거를 재밌게 풀어내는 비결이 뭔가.
▲저희 모두 저희 MC들 덕분이다. 너무 바른 사람이 그런 멘트를 하면 가슴에 대못으로 박히는데 그런 걸 할 것 같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그런가보다’하고 유쾌하게 넘어가는 것 같다. 모두 MC들의 몫인 거다. 방송에 안 나갈지 몰라도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는 부분도 있다. 대본 쓸 때 너무 심하지 않나 할 때도 대기실에서 대본을 미리 봐도 사전검열 하나 없이 ‘괜찮아 나한테 줘’ 이렇게 말해준다. 못하겠다고 하면 어떡하나 싶은데 그걸 늘 받아주는 MC들이 있어서 제작진으로서 너무 고맙다.
-예능에서 가장 필요한 건 캐릭터인데, 그러려면 제작진의 사전 조사도 중요하고 MC들의 관찰력도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캐릭터를 캐치하는 능력이 좋은 MC가 있나?
▲사실 윤종신, 김구라 씨가 그런 역할을 많이 한다. 주도적으로 멘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저는 너무 좋은 게 네 분이 모두 사람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 이 사람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캐릭터가 잡히는데, 녹화할 때마다 다양한 시각을 내놓는다. 그 중에서 주도적인 시각을 편집에서 많이 살린다. 그러면서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거다.
김구라 씨도 윤종신도 그렇고 기본적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는 분들이다. 많이 알고 싶어 하고 대본 외에 있는 질문도 굉장히 많이 하신다. 특히 윤종신 같은 경우는 가수, 본인이 세 아이 아버지다 보니까 부모님 입장도 알고 자식 입장도 알고 프로듀서로서도 알고 아이돌 급 수준의 인기를 누렸던 때가 있으니까 스타들의 입장도 알고 공감이 넓다. 게스트의 말을 이해하는 반응이 나온다. 그래서 좋은 토크쇼 MC다.
김구라 같은 경우는 잘 안 되는 분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본인이 무명 길어서다. 잘 안 될 것 같은 분에게 질문을 많이 하고 어떻게든 끌어내려고 한다. 이처럼 저희 MC 네 명이 굉장히 좋은 예능 코치라고 생각한다. 그걸 믿고 게스트들을 믿고 나와 주셨으면 좋겠다. 실제로 믿고 나오는 분이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를 뽑아보자면?
▲최근엔 박나래 씨가 굉장히 좋은 게스트였다. 잘돼서 너무 좋고, 여자 개그우먼으로서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보여준 분이다. 그 다음은 양세형 씨다. 잘 돼서 감사하다. 또 1회 게스트인 정형돈 씨도 다시 보고 싶다. 당시에 ‘‘라디오스타’ 뭐 이런 프로그램이야’라고 하셨는데, 사실 그 자체가 ‘라디오스타’였다. 프로그램 캐릭터를 잡아주신 분이다. 500회 특집에서도 한 번 모시고 싶었는데 나중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모셔보고 싶다. 정형돈 씨가 보는 10년이 지난 ‘라디오스타’는 어떨지 여쭈고 싶다. 마지막으로 젝스키스 대 H.O.T.도 꼭 보고 싶은 조합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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