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수다②] '라스' PD "죽을 고비도 넘긴 규현, 늘 고맙고 대견해"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1.08 10: 50

 MBC ‘라디오스타’ MC들은 여느 아이돌그룹 못지않게 조합이 좋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뭉쳐놨을 때 발휘되는 시너지도 대단하다. 맏형 김국진이 주로 선을 넘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김구라는 모든 토크의 시작을 알리는 공격수다. 윤종신은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고, 막내 규현은 단단한 멘탈로 젊음과 발칙함을 담당한다.
그 어떤 독한 질문도 ‘라디오스타’에서 다루면 게스트들도 웃고 마는 이유가 바로 4MC들에게 있다. 오는 9일 500회를 앞두고 만난 ‘라디오스타’ 연출자 황교진 PD는 김국진부터 김구라, 윤종신, 규현 4MC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다음은 황교진 PD와의 일문일답.

-맏형 김국진은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김국진 씨는 나무 같은 분이다.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다른 게스트들도 나와서 가장 위로받는 MC이기도 하고. 김희철 씨가 500회 녹화에 나와서 ‘김국진 역할은 굉장히 크다. 형으로서 나가는 걸 잡아주는 게 있다’고 했다. 이야기가 선을 넘지 않도록 ‘이제 그만하고 다른 걸로 넘어가자’는 버팀목 역할을 해준다. 제가 생각했을 떄 또 다른 역할은 솔선수범이다. 게스트 분들에게 무언가를 시켰을 때 안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김국진 씨가 그럴 때 ‘왜 못해’라며 본인이 탁자 위에 올라가고 시범을 보여주실 때가 있다. 사실 반백 살인 분이 그렇게 해주시는데 게스트가 안 할 수가 없지 않나. 그때 너무 감사하다.
-윤종신은 어떤 사람인가.
▲저희 프로그램이 늘 새로울 수 있고 즐거울 수 있고 유쾌할 수 있는 이유는 윤종신 씨 때문이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데 긍정적이고 MC들에 대한 정도 깊다. 몸은 어른인데 도전을 너무 좋아한다. 분명 기성세대 어른인데, 새로운 걸 하고 싶어 한다. 돈이 안 돼도 되니까 좋아하는 사람들과 회사를 하는 거고 ‘월간 윤종신’도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라디오스타’에 대해서도 ‘시청률이 잘나오기만 하는 프로그램이기만 하면 안 하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걸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거라고 한다. 본인이 즐겁지 않으면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다. 제작진에게도 우리가 즐거울 수 있다면 시청률 잘 안 나와도 그냥 하자고 한다. 사실 그렇게 하는 어른이 별로 없지 않나.
-곁에서 본 김구라는 어떤가.
▲김구라 씨는 사실 ‘라디오스타’의 공격수이자 마스코트이자 모든 구심점이다. 그에게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어떤 질문을 시작해서 첫 리액션이 김구라에게서 나온다. 그 반응으로 저희 MC들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다. 한 번은 김구라 씨가 본인 방송 모니터하는 게 재밌다고 말하더라. 엄청 많이 웃는다고. 처음엔 자기애가 너무 강한가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되게 준비를 많이 해오는데 녹화가 시작하면 본능적으로 반응한다고 하더라. 본능적으로 하고 나서 녹화가 끝나면 머릿속에 팍 전원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모니터하면 ‘내가 이런 얘기했네? 이런 표정 지었네?’ 이렇게 보는 거다. 웃기기 위해 태어난 천생 방송인인 것 같다. 늘 방송에 최선을 다한다. 다른 MC들도 다 안다. 김구라가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최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몸을 던져서 다들 열심히 할 수 있는 거다. 그가 없으면 안 된다.
-막내 규현은 ‘라디오스타’에 어떤 의미일까.
▲규현은 젊음이다. 다른 분들이 노련함이라면 패기와 젊음을 담당한다. 특히 게스트로 아이돌이 나왔을 때 가장 활발하게 질문하고 소통하고 있다. 실제로도 젊기도 하고 패기로운 멘트를 하기도 한다. 그가 없다고 생각했을 때 프로그램이 늙어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순간적인 센스로는 막내 규현이 대단하다. 진짜 돌직구도 던지는 패기가 밉지가 않아서 귀엽게 느껴진다. 제작진 입장에서 헉 하는 순간은 없었는지.
▲사실 규현은 20대를 여기서 보내지 않았나. 20대가 40대 형들 사이에서 끼어들 틈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특히 저희는 오디오가 끊길 때가 거의 없다. 거기에다가 자기 순발력을 더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걸 해내고 있는 게 너무 대견하고 고맙다. 심지어 형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소위 ‘독한 멘트’를 할 때가 있다. 본인이 아이돌이라 지켜야 할 선이 있고 더 많은 시선을 신경 써야 할 텐데, 그런 거 신경 안 써주고 프로그램 위해서 순교하는 마음으로 있어줘서 고맙다.
그건 그의 멘탈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죽을 뻔한 고비도 넘겼고, 500회 녹화에서도 말한 것 같은데 여기 나오기 전까지 슈퍼주니어 숙소에서 늘 혼자 있었다고 했다. 다음에는 자기가 잘 될 거라고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 길었다고 했다. 이 친구가 그런 시간을 잘 버텨온 거다. 사고도 겪고 강해서 웬만한 일에는 오빠들이 뭐라고 구박해도 잘 받아주고 아무 일 없듯 툭툭 털고 일어난다. 최근에는 저희가 시청자들에게 500회 설문조사를 했다. ‘누가 가장 라스가 낳은 스타냐?’는 질문을 보기를 안 드리고 했는데 1위가 규현이었다. 생각을 못했다. 게스트라고 생각하고 던진 질문인데, 규현이라고 올라온 거다. 확 와 닿았다. 지금은 어딜 가도 공중파 MC로서 잘해내고 있고, 믿고 보는 카드다.
-아무래도 규현 씨가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차후 막내 자리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가 없으실 것 같다.
▲규현 군이 갈 때 저희와 인연이 닿는 분이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미리 생각하고 있는 분은 없다. 본인에게도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규현 본인이 생각하고 있더라. 그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많은 친구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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