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수다①] '라스' PD "500회는 기적 같은 일, 김구라 절할 정도"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1.08 10: 50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단 5분 방송되기도 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오는 9일이면 500회를 맞는다. 독한 토크쇼라는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면서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위상은 크게 상승했다. 1회에서 정형돈으로부터 “토크쇼의 막장”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라디오스타’는 어느덧 스타 양성소라는 말을 듣는 인기 예능이 됐다. 수요일 심야 시간대를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먼저 찾는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요즘 지상파에서는 토크쇼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500회나 되는 장수 토크쇼가 공고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은 크게 귀감이 될 일. ‘라디오스타’ 연출을 맡은 황교진 PD 역시 기적 같은 일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다음은 황교진 PD와 나눈 일문일답.
-500회를 맞은 소감이 어떠한가.
▲너무 감사드린다. 저희가 500회 준비하면서 강호동 씨가 동시간대 MC로서 출연을 못하니까 축하인사를 받았다. 500회로 오기 쉽지 않은데 너무 기쁘다고 축하해주시더라. 그 정도로 잘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이 프로그램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린다. 500회는 마치 ‘예능인의 축제’같다.
-500회 녹화 당시 MC들의 반응은 어땠나.
▲김구라 씨가 마지막에 절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일어나려고 했다. 물론 좋아할 일 좋아하지만 저희 프로그램 컬러가 이러진 않지 않나. 김구라 씨도 표현을 잘 못하는 분인데 절해야 한다고 하길래 저희 MC들이 너무 놀라서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주저앉혔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김구라 씨에게 조차도 그런 표현이 나올 정도로 우여곡절 많았는데 기적 같은 일이다. 저희가 ‘어쩌다 500회 수요일 밤의 기적’이라고 특집 이름을 지었다. 이렇게 거창하게 가보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거창하게 500회가 되고 기적 같은 일이 생긴 게 아닌가 생각한다.
-마이너를 지향하다 메이저가 된 장수 예능으로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둘 사이를 잘 조율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어쨌든 내용상으로는 대중적인 시청자들이 관심 가질 내용을 담고, 보통 메이저 프로그램에선 안 나오는 게스트가 나와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다른 방송에서 쓰지 않는 표현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디테일은 마이너로 살리고 전체적인 내용은 다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하자고 생각하고 조율하려고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토크쇼보단 리얼버라이어티가 각광을 받고 있는 시대에 유일한 인기 토크쇼로서 그 인기의 비결을 직접 밝혀보자면.
▲처음에는 사실 새로움이었던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쇼가 없었으니까. 이렇게 게스트를 다루고 대접하고 이렇게 반응하고 말이다. 시간이 바뀌면서 다른 프로그램도 그런 성격을 띠지만 여전히 ‘라디오스타’가 그런 부분에서 독보적인 것 같다. 이렇게 속물적인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하는 프로그램은 우리밖에 없다. 돈은 얼마나 버는지 등을 대놓고 묻는, 굉장히 변두리에 있는 이야기까지 적나라하게 물어보는 프로그램이라 그래서 아직도 봐주시는 게 아닌가 싶다. 또 MC들의 캐릭터가 독보적이다. 그 캐릭터와 변해가는 모습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김국진 씨도 처음엔 냉동인간으로 적응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외로운 캐릭터로 적응했고, 이제는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구라 씨도 가정사를 겪으면서 마음에 심리적인 변화가 오고 힘들었던 모습을 보여주는 등 인생이 프로그램에 녹아들어갔고, 규현도 이전에는 ‘슈퍼주니어 멤버인가?’ 이런 느낌이었다가 지금은 그룹보다 그냥 규현을 더 많이 알 정도로 성장했다. 윤종신 씨는 뮤지션 이미지 강했는데 지금은 도전하는 뮤지션 중에 가장 독보적인 캐릭터가 있는 예능인이 아닐까. 그런 부분이 보기 좋아 보인다.
-섭외는 이제 순탄하지 않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저희가 섭외하고 싶은 분들 중에서는 저희를 여전히 두려워하는 분이 계신다. 저희 컬러가 세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런 듯 싶다. 늘 힘겹게 한 주 한 주 섭외 중이다.(웃음)
-여전히 유재석을 게스트로 초대하고픈 마음이 가장 큰가.
▲물론이다. 제가 ‘라디오스타’ 피디가 아니어도 다른 프로그램 가더라도 토크쇼 게스트로 있는 유재석 씨를 보고 싶다. 손님으로 와서도 잘 할 분이고, 그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밖에 H.O.T. 완전체와 빅뱅도 보고 싶다. 박보검 씨, 하정우 씨 등 너무너무 보고 싶은 분들이 많다. 박보검 씨도 워낙 착하니까 악의 대표적인 MC들과 선악구도도 재밌을 것 같다. 이전에 강하늘 씨의 미담에 MC들도 제발 그만하라고 힘들어했는데, 그것 이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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