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신청과 1년 뒤 재도전 놓고 고민
공수 주전급 기량, 멀티 포지션 장점
상무에서 제대하고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이원석(30)이 FA 신청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원석은 지난 9월 전역한 뒤 두산으로 돌아와 정규시즌 7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2홈런 7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한국시리즈에서 출전 기회는 얻지 못했으나 엔트리에 포함되며 복귀하자마자 팀 우승까지 맛봤다. 프로에 들어온 뒤 처음 경험한 우승이기도 하다.
시즌의 대부분을 상무에서 보냈지만 그래도 우승의 기쁨은 같다. 지난 7일 전화통화에서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일단 우승할 수 있는 자리에 같이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경기에 한 번쯤 나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팀이 우승해 다행이다. 지난해엔 TV로 봤는데 너무 부러웠다. 그 자리에 같이 있고 싶었다”고 솔직히 이야기했다.
그러나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마음 한구석에는 미안함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원석은 “감독님께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어주셔서 감사했다. 하지만 1년간 젊은 선수들도 고생했는데 그 선수들 대신 들어가서 미안하기도 하다”라며 후배들을 향한 마음도 털어놓았다.
상무에 입대하기 전에 취득했던 FA 자격도 가지고 있다. 당시엔 군 복무를 남겨두고 있어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이원석은 FA 자격 공시된 18명 중 유일한 자격유지 선수다. 그는 “고민 중이다. 생각을 해보고 만약 FA 신청을 하게 되면 구단에 말씀드릴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2년간 1군에서 자기 모습을 보여준 날이 적었던 것이 고민의 이유다. 이원석은 “올해 하면 좋을 이유와 나중에 하는 게 좋을 이유를 생각해보고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다음 시즌에 좀 더 보여드리고 지금보다 좋은 대우를 기대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원석은 1군에서 통산 98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2리, 53홈런 329타점을 기록했다.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던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지명되어 롯데에서 온 그는 두산에서 한층 기량이 발전했고, 3루와 유격수 포지션에서 탄탄한 수비력은 물론 풀타임을 소화할 경우 두 자릿수 홈런도 쳐낼 수 있는 파워도 지니고 있다.
한편 FA 자격이 있는 것으로 공시된 선수는 오는 9일까지 FA 권리 행사 승인 요청 의사를 KBO에 전달해야 한다. “제대하기 몇 달 전부터 고민은 계속 하고 있었다”는 이원석도 늦어도 9일까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원석이 나오면 이번 FA 시장에서 꽤 영향력 있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