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의 후회, "어느새 맞을가봐 두려워졌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1.08 10: 00

박진형(22)은 올해 롯데 자이언츠가 발굴한 '흙속의 진주'와도 같았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존재감이 없었던 그는 한 시즌이 지난 현재, 롯데가 투수진에서 기대하는 '영건' 중의 한 명이 되었다.
박진형은 올해 롯데 투수진의 플랜에 사실상 없던 선수와도 마찬가지였다. 개막전 엔트리에도 없었다. 그러나 개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 1군 기회가 왔다. 
패전조에서 시작해 마운드에서 안정감과 위력적인 탈삼진 능력을 선보인 박진형의 보직은, 어느덧 필승조에 준하는 추격조까지 보직까지 꿰찼고, 결국 팀 선발진의 붕괴 속에서 선발 기회까지 잡았다. 데뷔 첫 선발 기회였던 5월22일 사직 두산전에서 바로 선발승(5이닝 3실점)을 올린 박진형은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끝까지 1군 무대에 생존했다. 39경기(14선발) 93이닝 6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81로 올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입단 4년차에 맞이한 첫 풀타임 시즌. 박진형은 "느낀 것이 많았고 이제 마운드 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많이 느낀 것 같았다"면서 "체력과 힘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은 시즌이었다"며 올시즌을 되돌아봤다.
모두가 박진형의 한 시즌에 만족감을 드러냈고, 현재의 아쉬움보다는 미래의 희망을 얘기한다. 그러나 박진형 스스로에게 준 점수는 야박했다. "6승을 했으니 60점인가요?"라며 웃은 박진형은 이내 "올해 잘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볼넷도 많이 허용했고 기복도 많았다"면서 "처음엔 자신있게 던졌는데, 나중에는 어느새 맞을까봐 두려움이 생겼다"면서 아쉬운 순간을 곱씹었다. 올시즌에 대한 후회이기도 했다.
이어 "어느 투수나 타자에게 맞는 것은 똑같은데 너무 안맞으려고 하다보니 공 갯수도 많아지고 볼넷도 많아진 것 같다"며 부족했던 점을 강조했다.
이는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졌다. 결국 1군에서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선, 투구수를 줄이며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더욱 절실한 목표가 됐다.
올해 박진형의 9이닝 당 볼넷은 5.23개로 다소 많았고, 선발로 나왔을 때 평균 4⅔이닝 90개의 공을 던졌다.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 등 구종의 로케이션을 낮게 가져가면서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제구의 정교함은 부족했다. 선발로 가장 길게 던진 이닝은 7이닝이고, 6이닝 이상은 총 3번 기록했다. 대부분 5이닝 선에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박진형은 "선발 투수로 나선다면 5이닝은 부족하다. 체력과 투구 메커니즘을 가다듬고, 기복과 볼넷도 많이 신경써야 한다"면서 "결국 공격적으로 마음을 다져야 한다. 구위도 보완해야 할 것이다"며 보완점을 거듭 강조했다. 올해 부족하다고 느낀 점과 기록을 관통하는 깨달음이었다. 
그는 "남들이 볼 때 불안해 하는 선수가 되지 않는 것이다"는 다짐을 했다. 아직 박진형 스스로가 볼 때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선 몇 년만에 박진형을 비롯한 유망주 투수들을 대거 수확한 한 해였다. 박진형은 '흙속에서 캐낸 진주'인만큼 더욱 세심하게 관리를 하려고 한다. 
"내가 잘 했으면 보직을 왔다갔다 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박진형이지만,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고, 풀타임이 첫 해에 선발과 불펜 보직을 자주 옮겼기에 구단은 관리 차원에서 마무리캠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박진형의 기대치는 이제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다. 올해 값진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느낀 만큼 박진형의 2017시즌엔 더 나은 결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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