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발 충격’ 억울한 kt-롯데는 어쩌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08 07: 21

승부조작 사태에 구단이 연계되는 KBO 리그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승부조작 자진신고를 받고도 은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NC가 그 불명예의 주인공이다. 혐의가 확정된다면 이성민(26·롯데)을 둘러싼 NC·kt·롯데 세 구단이 복잡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지난 7월부터 프로야구 승부조작을 수사한 경기북부경찰청은 승부조작 및 도박 사이트에 거액 베팅을 한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 은폐를 시도한 구단 관계자 2명, 브로커 2명, 사설토토 사이트에 베팅한 일반인 등 총 21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가장 관심을 모은 승부조작은 지난 7월 자진신고한 유창식 외에도 이성민이 연루되어 있음이 새로 밝혀졌다. 당초 혐의를 의심받았던 이재학(NC)은 승부조작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종결됐다.
경찰에 수사를 받은 사실에 이미 알려졌던 이성민은 현재 승부조작 혐의에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분위기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팀장 박민순 경감은 “구속된 브로커와 전주의 진술이 일치하고 이성민이 주장하고 있는 알리바이가 맞지 않는다. 수사기관으로서는 충분히 혐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후 검찰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이성민 혼자만 연루됐다면 개인의 부도덕한 행위로 넘길 수 있지만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NC는 이성민이 2014년 자진신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은폐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지난 10월 7일 NC 사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한 것도 이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서였다. NC의 당시 팀장급 관계자 2명이 경찰에 두 차례 정도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NC가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정황과 증거를 포착하고 사기 혐의로 송치했다.
NC는 다소 억울하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한 채 7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바짝 엎드렸다. 다만 검찰에서 무죄를 증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KBO 리그를 강타할 대형 폭탄이 될 수 있다. NC 구단이 KBO의 징계 절차를 밟게 됨과 동시에 타 구단과의 분쟁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이성민이 이미 두 차례나 팀을 옮긴 상태기 때문이다.이성민이 NC에만 계속 머물렀다면 NC만 징계를 받으면 된다. 야구규약 제150조에 따르면 부정행위에 구단 임직원이 개입하거나 구단이 관리 감독 의무를 게을리 해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는 경우 KBO 총재는 구단에 대해 경고/1억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제명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이성민은 2015년 신생팀 특혜로 20인 외 보호선수 지명을 받아 kt로 둥지를 옮겼다. 복잡한 상황의 시작이다.
NC가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몰랐다면 할 말이 있겠지만, 경찰 수사는 NC가 이를 알고 고의로 20인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NC의 혐의가 확정되면 150조 6항에 따라 NC는 이적료, 이사비 등의 비용을 kt에 배상해야 한다. 당시 대가로 10억 원을 지불한 kt는 그 금액에 부대비용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 복잡한 것은 이성민이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가장 피해를 보는 팀은 롯데가 될 수 있다. kt도 몰랐는데, 롯데가 이를 알았을 리는 없다. 반면 야구규약상 롯데가 취할 만한 보장 이득은 사실상 없다. 1대1 트레이드는 아니었으나 어쨌든 이성민의 영입을 위해 적잖은 대가를 지불한 롯데는 입단 전 잘못 때문에 선수만 날릴 위기다. 중간에 트레이드가 끼었다는 점에서 원상복귀도 어렵다. 이성민의 유죄가 확정되면 역시 가장 큰 피해자는 롯데가 될 공산이 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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