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의 법칙이 작용하는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시장에서 투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2016년 프로야구는 타자들의 시즌이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평균 타율이 2할 9푼을 찍었다. 정규시즌 3할 타자도 40명이나 됐다. 앞서 가장 많은 3할 타자가 나온 2014년(36명)보다 4명이 더 많다. 기록만 놓고 보면 타자들의 불방망이가 투수들을 괴롭힌 셈이다.
투수들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타자들의 기록이 좋으면 투수들의 기록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평균 자책점은 5.17을 기록했다. 역대 최악이었던 2014년 5.26에 다음가는 기록이다. 2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니퍼트(두산, 2.95)밖에 없었고, 3점대 평균 자책점 투수도 6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뛰어난 투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타고투저 시대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에서 투수들이 3할 타자들을 쉽게 제압하는 것을 자주 확인했다. 뛰어난 투수만 구한다면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7일 KBO에서 공시한 FA 자격 선수 명단에서 이름을 올린 투수들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이 오는 9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에 대한 승인을 신청하고 KBO가 FA 승인 선수로 공시하면, 해당 선수들은 11일부터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건 김광현과 양현종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올 시즌 각각 평균 자책점 3.88, 3.68을 기록했고, 각각 11승과 10승을 챙겼다. 올 시즌뿐만 아니라 꾸준하게 활약을 했다는 점도 투수가 필요한 구단들에 매력적인 요소다.
차우찬을 향한 관심도 만만치 않다. 차우찬의 평균 자책점은 4.73으로, 김광현과 양현종에 비하면 높은 편이지만, 타고투저 시대에서는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 평균 자책점이다. 실제로 차우찬의 평균 자책점은 리그 14위에 올랐다. 게다가 12승을 기록한 점도 긍정적이다.
김광현과 양현종, 차우찬은 좌완 투수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뛰어난 투수, 특히 좌완 투수는 더욱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우선협상기간이 폐지됨에 따라 동시에 여러 구단이 제안을 할 수 있다. 타고투저 시대를 살고 있는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에게는 여러모로 호재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