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시즌이었다. 그러나 과거에 저지른 일 때문에 최고의 마무리를 짓는데 실패했다.
올 시즌 전북 현대는 화제의 팀이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거물급 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관심을 모았다. 탄탄해진 스쿼드를 바탕으로 전북은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우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단순한 다짐이 아니었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에서 33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기존에 14경기였던 K리그 개막 후 연속 무패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웠고, 전북이 보유하고 있던 K리그 연속 무패 기록 22경기도 과거의 기록으로 만들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관심을 받은 것은 아니다. 전북은 지난 2013년 소속 스카우트가 심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이 사실로 밝혀져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승점 9점이 삭감되는 징계를 받았다. 이 징계로 전북은 2위 FC 서울과 승점 차가 14점에서 5점으로 줄어들었다.
상벌위원회의 징계 이후 전북은 흔들렸다.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이 때문에 전북의 무패 행진도 지난달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패배하며 33경기에서 중단됐다. 서울과 승점 차도 계속 좁혀져 어느새 0점이 됐고, 최종 라운드에서 서울에 패배하며 역전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전북이 우승에 실패했지만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것은 변하지 않는다. 전북은 38경기에서 단 2패(20승 16무)밖에 당하지 않았다. 2패는 역대 K리그 한 시즌 최소 패배(1983 할렐루야, 1987 대우, 1997 전남)로, 전북은 다른 팀들보다 최소 6경기에서 최대 22경기를 더 치렀다.
결국 2013년의 일이 2016년 전북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전북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 놓고도 과거에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고개를 숙이게 됐다. 홈팬들 앞에서 K리그 클래식 3연패의 업적을 달성하려던 전북은 오히려 아쉬움이 짙게 남는 장면을 보여주고 말았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