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만 17점’ 크레익, 맞춤형 수비도 무용지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1.06 17: 59

그야말로 괴력이다. 마이클 크레익(25, 삼성)은 문경은 감독의 계산을 완전히 빗나가는 선수였다.
서울 삼성은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1라운드서 서울 라이벌 SK를 88-84로 물리쳤다. 3연승을 달린 삼성은 5승 1패로 고양 오리온과 공동 선두가 됐다. 3연승이 좌절된 SK(2승 3패)는 7위로 내려앉았다. 
크레익은 3쿼터에만 17점, 6리바운드를 뽑아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승리에 단단히 한 몫했다. 크레익은 23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삼성 3연승의 주역이었다.  

경기 전까지 크레익은 평균 17.8점, 6.2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해주고 있었다. 출전시간이 22분 17초에 불과한데도 올린 기록이다. 2,3쿼터에 나타난 크레익은 주로 미스매치를 활용해 짧은 시간에 다득점을 올린다. 문경은 감독이 크레익을 요주의 선수로 꼽은 이유다. 
경기 전 문경은 감독은 “크레익이 외곽슛과 돌파, 패스까지 삼박자가 모두 좋다. 외곽슛은 주돼 골밑슛은 막겟다. 스텝백 점프슛 등 어려운 슛을 시도하도록 하겠다. 삼성이 자리 선점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안에서 비벼줘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초반 크레익에 대한 수비는 통하는 듯 보였다. 김민수는 다소 거리를 두고 크레익을 막았다. 외곽슛을 유도하면서 돌파는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수비는 성공적이었다. 크레익은 전반전 6득점을 올렸지만 모두 골밑슛이었다. 페인트존 바깥에서 던진 슈팅은 모두 빗나갔다. 
크레익은 2쿼터 막판 회심의 원핸드 덩크슛을 시도했다. 공이 림을 맞고 크게 튀어나왔다.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라틀리프가 다시 마무리를 했다. 덩크슛에 너무 멋을 부리다 실패를 한 셈이다. 크레익은 4일 전자랜드전 승부처에서 윈드밀 덩크슛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다행히 팀이 이겼지만, 졌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플레이였다. 
이상민 감독은 “크레익에게 덩크슛을 실패했다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크레익의 덩크슛을 보러 오는 팬들도 있다. 덕분에 시즌티켓을 사신 분들이 늘었다. 쇼맨십이 있는 선수라 굳이 말리지는 않는다. 다만 1분 남겨놓고는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껄껄 웃었다. 
후반전 크레익은 완전히 달라졌다. 3쿼터 크레익은 처음 시도한 3점슛을 림에 꽂았다. SK는 동요하지 않았다. 3점슛은 얼마든지 줘도 골밑슛을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김민수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한 크레익은 곧바로 외곽의 문태영에게 패스했다. 문태영의 3점슛이 터졌다. 크레익의 패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 크레익은 라틀리프의 속공까지 봐주는 등 시야가 가드 못지않았다.
백미는 그의 엄청난 엉덩이였다. 크레익과 부딪친 선수는 스치기만 해도 나가 떨어졌다. 크레익은 공격리바운드를 잡더니 곧바로 최준용을 밀어내고 바스켓카운트를 얻었다. 김민수가 공간을 내주자 곧바로 점프슛을 꽂았다. 크레익은 화려한 드리블로 골밑을 휘저으며 레이업슛을 올려놨다. 김민수가 붙자 턴어라운드로 따돌리고 오른손 훅슛을 림에 꽂았다. 3쿼터에만 17점을 퍼부은 크레익의 원맨쇼였다. 
크레익은 공격리바운드를 연속 두 개 잡아 3연속 슛을 쏘는 등 골밑을 완벽하게 평정했다. 3쿼터 막판에는 김우겸의 3점슛 시도를 완벽하게 막았다. 직접 리바운드를 잡은 크레익을 SK는 파울로 저지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찰스 바클리를 연상시키는 원맨쇼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