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의 깜짝 카드가 실패했다. 하지만 우승으로 모든 것이 상쇄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전북과 원정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후반 13분 박주영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승전보를 전했다.
이날 승리로 21승 7무 10패(승점 70)를 기록한 서울은 전북(20승 16무 2패, 승점 67)을 최종 라운드에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서울은 1985년 첫 우승 이래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서 신예 윤승원을 깜작 선발 출전 시켰다. 하지만 전반이 끝나기 전 박주영으로 교체하며 자신의 선택이 그릇된 것임을 스스로 인정했다.
경기 전 선발 엔트리에 깜짝 이름이 등장했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그동안 단 한번도 K리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윤승원을 공격수로 선발 출전 시켰다.
윤승원은 오산고를 졸업한 후 지난 2014년 서울에 입단한 프로 3년차.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올 시즌 마지막 경기서 드디어 K리그 클래식에 나타났다.
황선홍 감독은 윤승원에 대해 "공격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줄 선수가 필요했다. 준비과정에서 컨디션이 좋았고,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선수와 이야기를 하며 의사를 물으니 출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윤승원이 실전 경험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또 특수한 상황이지만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가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미 전북을 상대로 의외의 카드를 쓴 기억이 있다. 지난 8월 전북과 경기서 김정환을 선발 출전 시켰지만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김정환은 최용수 감독에게 큰 기대를 받은 유망주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가운데 갑자기 부담스러운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기량을 모두 드러내지 못했다.
경기 초반 윤승원은 황 감독의 기대와는 다르게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서울 공격진이 전반적으로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윤승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대 패스를 빼앗은 뒤 빠르게 움직이기는 했지만 서울은 윤승원의 날카로운 움직임을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수비에 가담한 윤승원은 전반 30분 전북의 공격을 막아내다 거친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결국 윤승원은 전반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실패한 카드임을 황선홍 감독 스스로 인정한 모습이었다. 이미 황 감독은 김정환 상황에서도 전반에 교체를 실시한 경우가 있었다. 2번의 신예 카드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또 황 감독은 교체카드를 미리 쓰면서 전술적인 부담도 가졌다. 윤승원 교체는 분명 실패였다. 그러나 승리로 모든 것이 귀결됐다. 첫번째 실험 실패 후 부담이 컸던 황 감독이지만 다시 한번 실시하면서 반전을 노렸다. 분명 운이 따른 서울의 우승이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