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미달? 브라이언, 도로공사의 큰 숙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06 06: 06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보는 시선이 고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새 외국인 선수 케네디 브라이언(22·183㎝)의 초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해결사 몫을 하며 팀의 중심에 서야 할 외국인 선수가 오히려 가장 큰 숙제로 남은 분위기다.
브라이언은 올 시즌 여자부 외국인 선수 중 출발이 가장 좋지 않다. 5일까지 5경기에서 50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경기당 10점 정도다. 공격 성공률은 30.71%로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되는 수치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그렇다고 서브나 블로킹,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도 아니다. 도로공사가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브라이언의 부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꼬인 부분이 있다. 당초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뛰었던 시크라와의 재계약을 결정했다. 특급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한국 무대 적응도를 높게 평가했다.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시크라가 시즌을 코앞에 두고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끝에 부랴부랴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선수가 브라이언이다. “사실상 순위권 밖의 선수”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현실이 됐다.

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도 브라이언의 부진은 뼈아팠다. 도로공사는 1세트와 2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목전에 뒀다. 3세트에서 경기를 끝낼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막판 해결능력에서 밀리며 경기를 조기에 끝내지 못했다. 해결사로 믿었던 브라이언의 연속 범실이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결국 도로공사는 4세트를 내주더니 5세트에서도 힘없이 무너지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가뜩이나 날개 공격에 고민을 가지고 있었던 도로공사였기 때문이다. 정대영 배유나라는 정상급 선수들이 버티는 중앙의 공·수 능력은 부러울 것이 없는 도로공사다. 그에 비해 날개 공격이 약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신예 선수들을 고루 기회를 주며 가능성을 타진하는 동시에 외국인 선수의 가세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라고 하기에 브라이언의 공격 성공률은 너무 떨어진다.
이처럼 브라이언이 믿음을 주지 못하자 도로공사의 공격 패턴은 가운데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큰 공격에서 속공수들이 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브라이언은 여자부 여건상 외국인 선수가 반드시 해줘야 할 후위공격에서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도로공사의 공격 루트가 단순해질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다.
좀 더 한국무대에 적응하면 확 달라진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그런 보장도 없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높이와 힘에서 역부족을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트라이아웃 제도에 각 리그의 시즌이 시작한 상황에서 브라이언보다 더 나은 대체 외인을 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도로공사의 고민이 꽤 깊어질 분위기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