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옥중화’ 이병훈표 해피엔딩? 반전 걱정 1도 없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1.06 06: 49

6개월간 지겹도록 펼쳐진 ‘옥중화’ 진세연의 고난 극복기가 끝이 보인다. 종영까지 단 1회만 남은 이 드라마의 끝은 시작부터 행복한 분위기로 정해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은 우리가 그토록 봐왔던 이병훈 감독의 성공과 복수를 다루는 권선징악 사극이다.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가 6일 51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지난 5일 50회가 방송된 가운데, 이제 1회만 남았다.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에서 태어나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고 자신을 괴롭히던 윤원형(정준호 분)과 정난정(박주미 분)에게 맞서왔던 옥녀(진세연 분)가 복수에 성공하는 일이 남은 1회에 펼쳐질 터. 원형의 아들이자 옥녀를 돕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윤태원(고수 분)과의 사랑의 결실도 이뤄야 한다.
이 작품이 이병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권선징악이라는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허준’, ‘대장금’, ‘동이’ 등 한 인물이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과 복수를 하는 이야기를 줄곧 다뤄온 이병훈 감독의 작품이니 주인공이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마무리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옥중화’ 역시 방송 내내 주인공이 터무니없이 고통을 겪고 악역들의 악행이 지루하게 반복됐다.

출생의 비밀과 선악 대결 구도, 그리고 음모와 복수라는 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6개월간 매주 2회씩 하다보니 시청자들은 지쳤다.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 환경에서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50부작을 권선징악 단 하나의 구조로 끌고오다보니 지루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답답하고 고루한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가 젊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부추겼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도 이 작품에서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연기를 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야말로 촌스러운 이야기와 어색한 그림까지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지난 50회 동안 옥녀와 태원은 끊임 없이 복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원형과 난정은 위기를 겪어도 오뚝이처럼 살아돌아왔다. 마지막 2회에서 악의 축이었던 문정왕후(김미숙 분)가 세상을 떠나면서 원형과 난정에게 불리하게 흘러갔고 옥녀와 태원이 드디어 칼을 빼들을 수 있게 됐다.
50회 방송 말미 10분간 너무도 손쉽게 원형과 난정 사람들이 처단되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6개월간의 반복됐던 이야기가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안방극장은 이 드라마의 결말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병훈 감독이 그간의 드라마를 통해 주인공의 성공과 희망을 보여주며 카타르시스를 안겨왔던대로 ‘옥중화’ 역시 연장선상에 놓일 것이기 때문. 어차피 행복한 결말일 거라 반전 걱정이 하나도 없는 ‘옥중화’가 곧 안방극장을 떠난다. 결말보다 궁금한 게 있다. 우리는 다음에도 이병훈 감독의 작품을 볼 수 있을까. / jmpyo@osen.co.kr
[사진]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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