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42)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대행의 공격적 승부수가 적중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5년 연속 K리그 클래식에 잔류했다. 인천은 5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수원FC와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최종전서 후반 30분 김용환의 천금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승점 45를 기록하며 11위 성남(승점 43)과 12위 수원FC(승점 39)를 따돌리고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지었다. 반면 수원FC는 승격 한 시즌 만에 챌린지(2부리그)로 향했다.
인천은 수원FC에 비하면 급할 것이 없었다. 3골 차 이상으로만 패하지 않으면 강등 직행은 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기형 대행의 생각은 달랐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대신 자력으로 잔류가 가능한 10위 이상의 성적을 노렸다.
경기 전 만난 이기형 대행은 "이기는 게 목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포항-성남전 결과는 신경쓰지 않겠다. 승리하면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이기형 대행은 케빈과 진성욱의 결장으로 앞선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김경민을 원 볼란치로 세우고 2선에 김용환 김도혁 박세직 김대경 등 공수가 모두 좋은 이들을 배치했다. 벨코스키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케빈과 진성욱을 대신해 원톱 공격수로 출격했다.
인천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수원FC를 몰아쳤다. 다득점이 필요한 수원FC의 공세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인천의 창끝이 훨씬 더 날카로웠다. 이창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수원FC의 잔류 꿈은 전반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인천은 전반 9분 좌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대경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창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7분엔 김도혁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1분 뒤 프리킥 찬스서도 김도혁의 크로스를 조병국이 헤딩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이창근의 벽을 넘지 못했다. 32분엔 절호의 선제골 찬스를 놓쳤다. 김도혁의 크로스를 김용환이 머리에 맞혔지만 크로스바를 때렸다. 전반은 슈팅(유효슈팅) 10(7)개를 기록한 인천의 압도적 우위였다. 반면 수원FC는 4개의 슈팅 중 골문 안으로 향한 게 1개에 불과했다.
인천은 후반 초반 수원FC의 막공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승리 의지를 거두지 않았다. 김용환의 빠른 발을 앞세워 수원의 뒷마당을 위협했다. 이 때문에 수원도 마냥 공격적으로 나올 수는 없었다.
무승부는 인천이 원하던 결과가 아니었다. 수 차례 역습을 감행한 결과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후반 30분 권완규의 우측면 크로스를 김용환이 문전 쇄도해 밀어넣으며 천금 결승골을 기록했다.
이기형 대행의 승부사 기질이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