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조덕제, 마지막을 위한 판이했던 입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11.05 16: 57

의지의 차이였다. '막공'을 통해 챌린지를 호령했던 수원FC의 기세가 한 시즌만에 사라졌다.
이기형 감독 대행이 이끄는 인천은 5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수원FC와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최종전서 후반 30분 김용환의 천금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승점 45를 기록하며 11위 성남(승점 43)과 12위 수원FC(승점 39)를 따돌리고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지었다. 수원FC는 승격 한 시즌 만에 챌린지(2부리그)로 향했고, 성남은 강원과 홈 앤드 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준비가 부족했다. 인천을 상대로 특화된 전술이 필요했지만 수원FC는 평소와 똑같은 전술이었다. 결국 1시즌만에 수원FC는 챌린지도 자동 강등되고 말았다.
지난 시즌 수원FC는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서울 이랜드와 대구FC를 격파하며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쳤다. 1, 2차전 합계 3-0으로 클래식에 승격했다. 짜릿한 승격이었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승승장구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당시 수원FC의 주력 선수들은 권용현, 이준호, 정민우, 김부관 등이었다. 필사적으로 뛰며 공격을 펼쳐 '막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세련된 축구가 아니라 둔탁하지만 열심히 뛰면서 기회를 엿봤다.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원FC는 K리그 사상 최초로 챌린지 팀이 클래식팀을 꺾고 승격했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면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지만 조덕제 감독의 특유의 전술인 측면 공격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순위는 떨어졌고 반등 기회를 잡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는 부상을 당하며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국내 선수들만 출전 시켜 승리를 거두기도 했지만 반짝 승리였다. 하지만 후반기서 브루스를 비롯해 재정비하며 반등을 노렸다. 그 결과 마지막까지 강등 싸움을 펼칠 수 있었다.
승격을 결정했던 마지막 부산과 경기서 수원FC는 상대를 압도했다. 조덕제 감독도 인정한 부분이었다. 조 감독은 인천과 경기를 앞두고 당시 상황에 대해 "지난해 부산과 승강 플레이오프 때는 도전하는 입장이라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동승격이 아닌 이상 치열하게 모든 단계를 거쳐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기 때문에 수원FC의 기세는 대단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조금 달랐다. 인천과 승점은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3골 뒤지고 있기 때문에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다. 그런데 오히려 분위기는 달랐다. 조 감독도 "지난해 승격 플레이오프 보다 부담이 크다. 오히려 더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기형 인천 감독대행은 달랐다. 경기 전 "무조건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0-2로 뒤진 상황에서도 공격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 분위기의 차이였다. 강약 조절이 필요하지 않은 마지막 경기였다.
따라서 수원FC도 지난 시즌 막판 보여줬던 절심함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서 팀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한 시즌만에 강등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마지막까지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기 위한 절실함은 1년전과 많이 달랐다. / 10bird@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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