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질투' 조정석, '찌질'부터 심쿵까지..로맨스史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11.04 13: 30

타고난 로맨티스트인가보다. 배우 조정석이 '질투의 화신' 매회 역대급 엔딩을 선사하면서 로맨티스트로서 기질을 발휘했다. 특별한 것은 결코 사랑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풀어냈고, 웃음과 분노, 감동을 한 번에 주고 있는 것. 이게 바로 조정석이 가진 매력이다.
조정석은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에서 유방암에 걸린 마초 기자 이화신으로 열연 중이다. 말끝마다 "남자인데"를 달고 사는 마초 중에 마초, 친구와 동시에 한 여자 표나리(공효진 분)를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쟁탈전 또한 일품이었다. 그 속에서 로맨스의 신이 된 조정석은 여심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 '찌질'한 마초남

'질투의 화신' 초반부 이화신의 캐릭터만 놓고 보자면 정말 얄밉다. 자신을 3년이나 지극 정성으로 짝사랑해온 나리를 함부로 대하는가 하면, '남자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마초 기질이 다분하다. 아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자인데'를 외치는 마초였다. 나리와 같은 병원에 입원해 한 방을 쓰고,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면서도 그의 얄미움은 끝도 없었다. 여전히 섹시한 남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나리에게 키스를 조르는 그였다.
하지만 조정석은 그런 화신을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화신이 나리를 대하는 태도는 분명 여자들이 질색하기 충분했다. 정확히 과거에 열광했던 나쁜 남자도, 요즘 좋아하는 성숙하고 자상한 남자도 아니었다. 그러나 조정석과 만나서 설득력을 갖게 됐다. 화신과 나리의 티격태격, 혹은 알콩달콩한 에피소드가 사랑스럽게 다가올 수 있었다.
# 뒤바뀐 짝사랑
나리의 지고지순한 짝사랑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냉정했던 화신이 변하기 시작했다. 유방암에 걸린 자신의 비밀을 지켜주고, 함께 병원에도 다니면서 치료를 도와주고 걱정해주는 나리에게 빠져들었다. 겉으로는 여전히 티격태격했지만 속으로는 나리를 생각했고, 친구 고정원(고경표 분)과 나리가 가까워지자 질투를 느끼기 시작했다.
결론은 '사랑해요 표나리'. 화신은 정원과 연애를 시작한 나리를 짝사랑하게 됐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를 질투했고, 나리에게 더 쌀쌀맞았지만 집 안 가득 나리의 그림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마음이 커졌다. 친구를 생각해서 접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결국은 두 사람에게 그의 마음을 들켰다. 들킨 김에 친구도 뭐고 사랑에 올인하는 모습에 또 한 번 여심이 흔들렸다.
# 기묘한 동거
나리 역시 화신에 대한 마음을 접은 것은 아니었다. 정원과 화신 두 사람이 모두 좋아진 것. 사실 화신에 대한 마음은 3년 짝사랑 순간부터 계속됐다. 어느새 자신을 챙겨주는 화신에게 다시 마음이 흔들렸고, 그렇게 세 사람은 기묘한 동거를 시작했다.
정원의 집에서 나리와 셋이 함께 지내는 동안 화신은 질투도 했지만, 그마저도 섹시한 로맨티스트였다. 불리할 수도 있던 상황에서도 거침없었고, 특유의 '밉상' 기질이 첨가된 섹시한 대시가 이어졌다. 늦은 밤 나리의 방에 찾아가 침대에 눕고,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감정을 주고받았다. 거침없었고 솔직한 직진남이라서 더 멋있었다.
# 냉정한, 그러나 아낌없이 주는 나무
동거 종료 승부수를 던져 결국 나리의 마음을 쟁취한 화신은 둘도 없는 로맨티스트였다. 소소하게, 그러나 로맨틱하게 나리와 사랑을 키워갔다. 초반부의 그 찌질 마초남은 없었다. 나리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가 원하던 앵커 자리를 놓칠 위기에 처하면서까지, 나리가 아나운서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준 화신이다. 커플이 되니 그 달달함이 더 터졌다.
물론 화신은 일에 있어서는 여전히 냉정했지만, 나리에게는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했다. 라면을 끓여줬고, 물김치와 눈사람으로 프러포즈를 했다. 소박하지만 로맨틱하고 달콤하게. 또 유방암 완치 판정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나리를 위해 병원에서 막춤까지 춘 용기, 그리고 자신 때문에 오해받는 나리에 대한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 뉴스를 통한 유방암 고백까지. 여전히 냉정하고 싸늘하지만 중요할 때마다 터지는 '이화신표 멜로'다. /seon@osen.co.kr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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