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내년에도 한화 지휘봉을 잡는다. 한화그룹이 김 감독을 재신임키로 한 것이다.
한화 구단은 3일 김성근 감독이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고 계약기간을 채운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10월 한화와 계약기간 3년에 사인했던 김 감독은 2017년에도 변함없이 독수리 군단을 이끈다. 한화의 김 감독 재신임 결정은 최근 그룹 차원에서의 혁신 선언과 조직문화 개선 이후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한화도 이날 박종훈 신임단장을 영입하며 프런트 조직 이원화를 통한 혁신을 선언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10일 창립기념일 64주년을 맞아 '젊은 한화'를 기치로 내걸며 대대적인 조직 문화의 혁신에 나섰다. 특히 과장·차장·부장 직급 승진 때마다 1개월씩 유급 휴가를 갖는 안식월 휴가제, 업무 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젊은 기업으로 혁신을 알렸다.
핵심은 '젊은 한화'라는 것이다. 그룹의 기조와 다르게 이글스 야구단은 지난 2년간 선수단의 고령화로 미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올 시즌 전 선수단 평균 연령이 29.4세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나이든 FA 선수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유망주들이 유출되면서 선수단 연령도 고령화됐다.
지난 2년 동안 대대적인 투자로 단기성과에 집중한 한화 야구단이었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 지난해 6위에 이어 올해는 7위로 한 계단 더 떨어졌다. 투자 대비 성과는 탈꼴찌를 하는 데 그쳤다. 특정 투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탓에 혹사 논란이 일었고, 그 결과 부상선수들이 속출하며 전력이 악화됐다.
프로야구에서 계약기간 마지막 해는 감독이 승부를 걸어야 할 시즌이다. 대개의 감독들이 꼭 성적을 내기 위해 조급해 하는 시기다. 김성근 감독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 없다. 오히려 임기가 보장된 지난 2년도 김 감독은 매일 한국시리즈를 치르듯 총력전으로 승부했다. 내년엔 어쩌면 더 심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젊은 한화로 혁신을 선언한 그룹의 기조에 맞춰 김 감독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 프로세계에서 성적만큼 중요한 건 없지만 김 감독의 지난 2년을 실패로 규정짓는 데에는 성적만이 전부가 아니다. 단기성과에 목을 맬수록 팀의 미래 가치가 떨어졌다. 성적보다 어두워진 미래에 절망의 목소리가 컸다.
내년 시즌 김 감독에게 필요한 건 단기성과가 아니라 팀의 미래를 심고 가꾸며 다지는 것이다. 선수들의 건강을 지키고 기량을 키워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팀이 돼야 한다. 선수 1~2명 영입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팀이 바뀔 게 아니란 것이 지난 2년을 통해서 증명됐다. 구단 프런트는 혁신을 선언했다. 이제는 김 감독이 달라져야 한화가 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