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에이스 존 레스터가 구원 투수로 역투를 펼쳤다. 긴 이닝을 소화하며 컵스의 108년 만의 우승을 견인했다.
컵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8-7로 승리했다. 구원 투수로 등판한 레스터는 3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의 짐을 더는 역투였다.
레스터는 포스트시즌의 사나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21경기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 선발 등판에선 3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의 완벽한 모습이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선 5⅔이닝 3실점에도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5차전에선 6이닝 2실점 호투로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했다. 7차전에는 구원 투수로 등판해 승리를 도왔다.
레스터는 팀이 5-1로 앞선 5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3일 만의 등판이었다. 컵스는 카일 헨드릭스가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볼넷을 내주자 레스터 카드를 꺼내들었다. 출발은 불안했다. 제이슨 킵니스의 빗맞은 타구가 포수 앞쪽으로 흘렀고 데이비드 로스의 송구 실책으로 2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폭투로 2명의 주자가 모두 득점했다. 레스터는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삼진 처리했다.
컵스는 3-5으로 쫓겼지만 로스가 6회초 1사 후 중월 솔로포를 날리며 달아났다. 레스터도 안정을 찾았다. 6회 첫 타자 마이크 나폴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호세 라미레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후 브랜든 가이어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라자이 데이비스를 2루수 땅볼로 막았다.
7회에는 코코 크리스프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로베르토 페레스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레스터는 산타나에게 공 1개를 던져 투수 땅볼로 솎아냈다. 2사 2루 실점 위기에선 킵니스에게 바깥 쪽 낮은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레스터는 8회에도 등판해 린도어를 유격수 땅볼, 나폴리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후 라미레스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후 채프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레스터는 2일 휴식 후 등판임에도 3이닝을 잘 버텼다. 구원 등판한 채프먼은 가이어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이어 라자이 데이비스에게 좌월 동점 투런포를 맞고 무너졌다. 하지만 컵스는 연장 10회 2득점으로 8-6 리드를 잡았다.
컵스는 10회말 1실점했으나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108년 만의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앞서 레스터가 3이닝을 소화해준 것이 주효했다. 역시 가을에 더 빛나는 특급 에이스였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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