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강했던 '염소 저주' 채프먼이 마지막 제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03 13: 42

철완의 마무리로 구단 역사에 남는 듯 했다. 그러나 염소의 저주는 마지막까지 기승을 부렸다.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를 고려한 염소의 저주는 채프먼을 선택하며 마지막까지 위용(?)을 발휘한 끝에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아롤디스 채프먼(28·시카고 컵스)이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정작 마지막 경기에서 치명적인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팀이 연장 10회 2점을 내 8-6으로 앞서간 끝에 8-7로 승리, 채프먼도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어쨌든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여러모로 잊지 못할 마지막 경기를 보낸 채프먼이다.
채프먼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6-3으로 앞선 8회 2사 1루서 등판했으나 적시타와 동점 홈런을 연이어 맞은 끝에 동점을 허용하고 위기에 몰렸다. 4차전까지 1승3패를 기록했으나 5~6차전에서 연승을 거두고 기사회생한 컵스는 아웃카운트 4개를 남겨두고 심장이 멎을 뻔했다.

올 시즌 중반 뉴욕 양키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컵스 유니폼을 입은 채프먼은 컵스의 대권 도전 마지막 퍼즐이었다.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를 영입한 컵스는 빈틈이 없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적 후 채프먼의 활약은 좋았다. 여전히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며 컵스에서 가진 28경기에서 16세이브를 따냈다. 컵스의 선택은 적중하는 듯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날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14⅓이닝을 던지며 1승4세이브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12경기 중 5경기가 아웃카운트 4개 이상의 경기였다. 조 매든 감독도 위기 상황이나 경기를 확실히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는 채프먼을 7·8회에 투입시키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채프먼은 팀이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5차전에서 2⅔이닝 무실점, 하루를 쉬고 6차전에서는 1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을 구해냈다.
하지만 7차전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피로 누적의 여파 탓인지 구원에 실패했다. 구속도 떨어지고 각도도 예리하지 못했다. 컵스는 6-3으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채프먼을 투입했다. 확실히 경기를 마무리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채프먼은 ‘왼손 킬러’인 가이어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이어 데이비스에게 좌월 동점 2점 홈런을 맞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올라오자마자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맞이한 블론세이브였다.
컵스가 9회 1사 3루 기회에서도 득점에 실패한 가운데 21개의 공을 던진 채프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일단 1이닝을 정리하고 동료들에게 다음을 넘겼다. 다만 컵스는 조브리스트의 결승타가 터지는 등 연장 10회 2점을 내 8-7로 승리, 채프먼을 저주에서 탈출시켰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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