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가 급변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지난 7월 SK텔레콤이 로라(LoRa) 네트워크 IoT 전용망을 구축한 다음 나온 발표라는 점에서 흥미를 모았다.
양사는 3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내년 1분기 협대역 사물인터넷 표준 기술인 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 상용화를 공동 추진, 사물 인터넷 시장을 'NB-IoT' 기술 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NB-IoT는 이동통신망의 좁은 대역을 이용해 150 kbps 이하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8km 이상의 장거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전력 소비가 적어 주로 가스·수도·전기 검침, 위치 추적용 기기 등과 같이 원거리에 있는 사물 간 통신에 적합하다.
양사는 ▲NB-IoT 네트워크 조기 상용화를 공동추진하는 한편 ▲칩셋, 모듈, eSim, 단말 등 IoT 핵심 제품의 공동소싱, ▲국내 주요 협단체 및 글로벌 기구 활동 공동 대응을 기본 방향으로 정했다.
또 이번 협력은 양사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양사 NB-IoT 기술지원 실증 센터 공동 개방, NB-IoT 해커톤 공동 개최 등 향후 IoT 생태계를 NB-IoT 중심으로 구축하고 관련 시장을 빠른 시일 내에 창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은 물론 500개가 넘는 KT의 GiGA IoT Alliance 회원사와 LG유플러스의 협력사들의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양사는 우선 NB-IoT 네트워크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공동으로 기술 표준화를 추진한다. 내년 1분기 중 NB-IoT 상용화를 공동추진하고, 내년 연말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국내외 주요 IoT 제조사들과 칩셋, 모듈, eSim, 단말 등 IoT 핵심부품 공동소싱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공동 사업추진 뿐만 아니라 정부의 IoT 정책에 공동대응한다. 더불어 사물인터넷 협회 등 국내 협단체와 연계해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양사는 글로벌 표준화, 기술 리딩을 위한 협력을 진행해 각국 IoT 산업에 표준으로 적용시켜 NB-IoT 해외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KT는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와 정기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고 LG유플러스도 사물인터넷포럼 의장사로서 산학연관 협력을 통한 IoT 관련 기술, 서비스 보급과 표준화에 나서고 있다.
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IoT 기술인 '로라(LoRa, Long Range)'와 비슷하지만 비면허 주파수*를 사용하는 로라 대비 NB-IoT는 LTE 전국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촘촘한 커버리지와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비면허 주파수(Flexible Access Common Spectrum) : 와이파이(WiFi)와 같이 정해진 용도 없이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로, 누구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같은 대역의 다른 기술 주파수와 간섭 가능성이 있으며 별도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망 운영·관리가 필요하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현재 2017년 4분기 NB-IoT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차이나 모바일을 비롯하여 AT&T, T-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보다폰 등 글로벌 대형 통신사들이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NB-IoT 기술을 활용한 사물 인터넷 시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가 NB-IoT망으로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은 유틸리티(utility, 공익사업) 분야다. 기존 가스, 수도, 전기 계량기를 NB-IoT 기반 계량기로 교체, 원격검침 및 관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IoT 분야에서는 기업 전용 NB-IoT망을 구축해 화물추적 등 물류관리, 유해가스 감시 등 환경 관리, 주요설비 모니터링 등 생산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는 에너지, 환경, 교통 등 3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각종 오염 및 자연 재해대응을 위한 실시간 감시체계와 스마트 신호등, 스마트 파킹 등 지능형 교통 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스마트 시티 사업이 구축되면 LED 가로등 제어로 에너지 비용절감, 대기상황의 모니터링과 수질자동관리, 교통 분야는 교통사고 방지 시스템과 스마트 주차관리가 가능해진다.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양사는 반려동물 위치추적, 농작물, 신선식품 등의 자산관리와 같은 분야에까지 NB-IoT를 확대 적용하려 한다.
김준근 KT GiGA IoT사업단장은 "그간 공동의 시장 창출보다는 경쟁에 치중했던 통신시장에서 LG유플러스와의 사업협력은 그 의미가 크다"며 " KT는 LTE-M 세계최초 상용화 등 성장성이 높은 소물인터넷 사업에 집중해왔고 이제 국내뿐 아닌 전세계적으로 무한한 성장이 예상되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LG유플러스와 지속적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LG유플러스는 홈, 공공, 산업 분야에서 IoT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네트워크부터 플랫폼까지 총괄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며, "KT와의 사업협력을 통해 IoT 생태계 조기구축과 시장성장 가속화를 유도해 국내 NB-IoT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김준근 KT 기가 IoT 사업단장(왼쪽)과 안성준 LG유플러스 IoT 사업부문장 /K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