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분전한 CLE, '선발 부상 한계'에 눈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03 13: 47

사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월드시리즈 무대 진출이었다. '빌리블랜드'라는 단어는 그래서 더 아쉬웠다. ‘언더독’ 돌풍을 일으킨 클리블랜드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1승을 남기고 주저 앉았다. 시즌 막판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이 아쉬웠다.
클리블랜드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8로 무너졌다. 4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 있었던 클리블랜드는 내리 3연패를 당하며 6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이날도 3-6으로 뒤진 8회 상대 마무리 채프먼을 공략해 동점을 만들어 연장까지 끌고 갔으나 연장 10회 무너졌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클리블랜드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안정된 선발진이었다. 클리블랜드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84로 아메리칸리그 2위, 선발 평균자책점은 4.08로 역시 2위였다. 선발투수들이 합작한 승수는 무려 66승이었다.

에이스 코리 클루버가 18승, 조시 톰린이 13승,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11승, 대니 살라자가 11승, 그리고 트레버 바우어가 10승을 올렸다. 개막 선발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암초에 부딪혔다. 카라스코와 살라자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 투수가 3명만 남은 것이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에서는 바우어가 드론을 만지다 손가락 부상을 당하는 해프닝까지 겹쳐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머리를 아프게 했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기민한 불펜 운영으로 이를 만회했다. 클루버가 매 경기 든든하게 무게중심을 잡는 사이 6회에도 필승 셋업맨인 앤드루 밀러를 투입해 불펜 비중을 확 늘렸다. 이는 적절한 투수교체 시점, 그리고 밀러와 마무리 코디 앨런의 역투까지 겹쳐 클리블랜드가 월드시리즈에 올라가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마지막 무대에서는 힘이 부쳤다.
4차전까지는 좋았다. 에이스 클루버가 1·4차전에 나서 모두 승리를 잡아냈다. 12이닝 동안 허용한 실점은 단 1점이었다. 하지만 클루버가 없는 날이 문제였다. 2차전 선발 바우어는 3⅔이닝 6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조기 강판됐다. 3차전에서도 톰린이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불펜 투수들이 조기 동원됐다.
5차전부터는 선발이 꼬였다. 5차전 선발 바우어는 4이닝 3실점으로 상대 선발 존 레스터(6이닝 2실점)에 판정패했다. 반드시 잡았어야 했던 6차전에서는 선발 톰린이 2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시리즈가 7차전까지 왔다. 선발들이 긴 이닝을 잡아주지 못해 불펜 부하도 역대급으로 커졌다. 이는 7차전에서 밀러를 포함한 불펜 투수들이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실상 3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에 임한 클리블랜드의 한계였다.
7차전에서도 믿었던 클루버가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연속 3일 휴식 후 등판은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0.89의 역투를 펼치고 있던 클루버에게도 쉽지 않았다. 살라자와 카라스코의 부상만 아니었다면 클리블랜드의 도전은 위대한 마침표를 찍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부상 속에 ‘와후 추장의 저주’는 올해도 깨지지 않았다. 이것도 저주라면 저주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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