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질투' 시청률 안습? 볼수록 기막힌 떡밥과 디테일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11.03 13: 33

야속할 정도로 아쉬운 시청률이다. 수목극 1위로 승승장구하던 SBS '질투의 화신'이 9%대로 내려앉으면서 MBC '쇼핑왕 루이'에 또 다시 밀리고 말았다.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성적은 아쉽고 또 아쉽다. 하지만 '질투의 화신'은 자세히 봐야 더 재미있고, 복습하면 할수록 아는 것이 많아지는 묘한 매력의 드라마로, 그 완성도만큼은 최상이라고 할 수 있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질투의 화신' 21회는 전국 기준 9.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질투의 화신'은 '쇼핑왕 루이'에게 뺏긴 수목극 1위 자리를 탈환하기는커녕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아쉬운 2위를 지켜야 했다.
'질투의 화신'은 8회 방송에서 10.1%를 차지했고, 이후 10~13%대를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어왔다. 화신이 자신의 진짜 마음을 자각하면서 드러난 질투는 '질투의 화신'을 맛깔스럽게 만들어주는 이유였고, 이를 또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조정석의 디테일 넘치는 코믹 연기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10회에서 13.2%의 자체최고시청률을 얻은 이후 '질투의 화신'은 반등 기회를 크게 얻지 못했다. 반복되는 양다리 로맨스에 호불호가 갈리기 시작했고, 이는 곧 시청률로 드러났다. 조정석과 공효진이 보여주는 로맨스는 설렘을 동반하곤 했지만, 이것이 길게 지속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질투의 화신'은 단순히 시청률로만 판단할 수 없는 특별함이 많은 드라마다. 우선 서숙향 작가가 보여주는 질투라는 심리 묘사는 탁월했고,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의 연속 역시 짜릿한 재미를 안겼다. 또 박신우 PD의 디테일한 연출력은 드라마를 여러 번 보고 싶게 만드는 이유로 손꼽힌다. 슬리퍼의 방향이나 색깔로 표현되는 주인공들의 마음, 흥미를 유발하는 애니메이션, 중요한 소품을 부각시키는 오프닝 등은 '질투의 화신'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특히 21회에서 돋보였던 건 화신이 불임 진단을 받을 때 화신이 전해줬던 응원과 사랑의 메시지로 힘을 얻는 나리의 모습이 교차 편집됐다는 점이다. '떨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 '너한테 내가 있잖아', '사랑해'라는 메시지는 나리 뿐만 아니라 화신까지도 위로하고 응원하는 듯한 기분을 형성, 마치 두 사람이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사랑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한 화신이 점괘를 보는 순간 떨어진 별똥별이나 눈코입이 생겨 웃고 있는 아빠, 엄마, 아이 눈사람은 나리와 아이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 화신의 바람이 꼭 이뤄질 것이라는 복선 같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질투의 화신'은 매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더 재미있는 일명 '떡밥'들이 가득하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컵라면이나 '라면 천번' 역시 화신과 나리의 감정이나 사랑법을 설명하는 아주 중요한 소재였다.
비록 시청률에 있어서는 회를 거듭할수록 아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들어오는 센스 넘치는 OST까지 더해져 고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는 '질투의 화신'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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