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108년 저주 깨기 주역’ 브라이언트가 쓴 영웅신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11.03 13: 47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 신화를 썼다. 시카고 컵스 내야수 크리스 브라이언트(24)가 100년이 넘도록 불가능했던 일을 해냈다. 야구 역사상 가장 지독했던 기록이 브라이언트로 인해 지워졌다. 
컵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8-7로 승리,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투타에 걸쳐 많은 이들이 활약했으나, 3연승을 이루는 과정에서 브라이언트가 가장 돋보였다. 브라이언트는 5차전 동점 솔로포를 시작으로 6차전 선제 솔로포, 7차전 두 번의 결정적인 주루플레이로 기적을 이루는 데 앞장섰다. 

그야말로 플레이 하나하나가 극적이었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에서 맞이한 5차전에선 4회말 1-1 동점을 만드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컵스는 브라이언트의 이 홈런 이후 2점을 더하며 대역전의 시작을 알렸다. 6차전에선 1회초부터 장타본능을 뽐냈다. 첫 타석부터 팀에 선취점을 안기는 솔로포를 폭발, 컵스는 이번에도 브라이언트의 홈런 뒤 2점을 더했다. 
그리고 이날 7차전에선 상식을 파괴하는 폭발적인 주루플레이로 팀을 이끌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브라이언트는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리조의 몸에 맞는 볼로 2루, 조브리스트의 1루 땅볼로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3루서 러셀이 얕은 중견수 플레이를 쳤고, 브라이언트는 모두의 예상을 깨뜨리고 홈으로 질주했다. 결과는 세이프. 중견수 데이비스의 어깨가 강하지 않을 것까지 인지하며 천금의 결승 득점을 올렸다. 
다음 이닝서도 브라이언트의 질주는 빛났다. 브라이언트는 5회초 볼넷으로 출루한 후 1사 1루서 리조의 우전안타에 홈까지 달렸다. 히트앤드런으로 상대 투수 밀러가 공을 던지자마자 뛰었고, 계속 가속이 붙으며 5점째를 올렸다.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서 보스턴 데이브 로버츠의 도루처럼 두고두고 회자될 주루플레이였다. 이후 브라이언트는 10회말 마르티네스의 땅볼 타구를 처리,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리며 저주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을 장식했다. 
브라이언트는 이전부터 컵스 리빌딩 마지막 퍼즐로 꼽혔다. 2011년 겨울 엡스타인 사장 부임 후 컵스는 빼어난 재능을 지닌 야수들을 부지런히 수집했다. 현재 팀의 주축이 된 리조, 바에즈, 파울러, 러셀, 슈와버 등이 엡스타인 사장이 트레이드 혹은, 드래프트를 통해 데려온 선수들이다.
브라이언트는 2013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됐고, 1년 반 만에 마이너리그서 메이저리그로 올라섰다. 2015시즌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브라이언트는 신인왕을 수상하며 포스트시즌 무대도 올랐다. 그리고 올해 39홈런을 터뜨리며 강력한 MVP후보로 자리한 채 108년 숙원까지 풀어냈다. 이제 브라이언트가 컵스의 황금시대를 이끌려고 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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