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주술사’ 엡스타인, 컵스 108년 설움도 날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03 13: 47

테오 엡스타인(43) 시카고 컵스 사장은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가장 뛰어난 주술사로 기억될 것 같다. 2004년 보스턴의 밤비노 저주를 날린 엡스타인 사장은 12년 뒤, 컵스의 염소 저주까지 날리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컵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극적인 연장 10회 승부 끝에 8-7로 이겼다. 4차전까지 1승3패로 밀려 벼랑 끝에 몰렸던 컵스는 5~7차전을 연달아 잡는 극적인 역전극으로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달했다. 7차전은 3점을 앞서 있다 8회 동점을 허용했지만 기어이 경기를 잡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정규시즌 103승을 거두며 MLB 최고 성적을 낸 컵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짝수해’에 강한 샌프란시스코를 누르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그리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LA 다저스를 4승2패로 꺾고 1945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 무대에 진출했다. 컵스는 월드시리즈 초반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끝내 클리블랜드의 저항을 물리치고 우승에 도달했다.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08년 이후 무려 108년 만이다.

‘염소의 저주’로 대변되는 컵스의 오랜 부진은 코칭스태프의 헌신적인 지도, 좋은 선수들의 스카우트, 적절한 투자가 한곳에 모인 끝에 깨졌다. 이를 진두지휘한 이가 바로 엡스타인 사장이었다. 2011년 말 컵스의 사장으로 취임한 엡스타인 사장은 2016년 대권도전을 목표로 차근차근 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하위권을 면하지 못한 컵스는 엡스타인 사장의 큰 그림속에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쟁취했다.
엡스타인 사장은 이미 한 차례 저주를 깬 경력으로 유명하다. 바로 보스턴을 억눌렀던 밤비노의 저주다. 그러나 이 저주도 2002년 말 만 28세라는 역대 최연소 단장으로 부임한 엡스타인 사장 체제에서 깨졌다. 무려 85년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었던 보스턴은 엡스타인 사장 부임 2년 만인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고 2007년에 한 차례 더 정상에 올랐다.
그런 엡스타인 사장은 전 세계 스포츠계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저주인 염소의 저주까지 깨뜨리며 절대적인 신임을 얻게 됐다. 이미 엡스타인 사장은 컵스와 최고 대우로 5년 연장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컵스는 엡스타인 사장의 치밀한 기획 속에 젊고 완벽한 팀으로 거듭났다. 향후 3~4년은 계속 정상급에 머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컵스와 엡스타인의 질주가 시작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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