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한끼줍쇼’ 이경규X강호동, 이런 훈내진동 예능(feat. 할머니)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11.03 09: 30

‘한끼줍쇼’에서 이경규와 강호동이 방송 내내 티격태격 하다가도 감동을 선사할 때가 있다. 두 사람이 고생 끝에 한 끼 얻어먹는 순간인데, 시청자들과 함께 밥 먹는 모습이 그렇게 훈훈할 수가 없다.
JTBC ‘한끼줍쇼’는 이경규와 강호동이 숟가락 하나만 들고 길을 나서 시청자와 저녁을 함께 나누며 식구가 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 두 사람은 23년 만에 처음으로 한 예능에서 만나 호흡을 맞추는 이 예능은 이경규와 강호동이 서로 안 맞는 스타일 때문에 사사건건 부딪혀왔다.
한 끼 얻어먹을 동네를 찾으러 가면서 강호동은 어떻게든 시민들과 소통하려고 하지만, 그와 달리 이경규는 계속해서 강호동의 소통을 ‘커트’한다. 아무래도 8시까지 저녁을 한 끼 얻어먹어야 하는 것은 물론 두 사람이 한 끼 얻어먹을 때까지 쫄쫄 굶어야 하기 때문에 이경규로서는 마음이 급한 것.

그런데 밥 한 끼 얻어먹기란 절대 쉬운 게 아니다. 첫 번째 동네였던 망원동에서는 실패해 결국 편의점에서 배를 채워야했다. 하지만 그 다음 동네 상수동에서 드디어 한 끼 얻어먹기에 성공했다. 정말 극적이었다. 두 사람이 거의 포기 상황에서 한 가족이 이들을 받아준 것.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믿기지 않은 듯 이 가족과 밥을 먹었는데, 알고 보니 부부가 과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당시 교회에서 밥을 얻어먹었고 이후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기로 했다는 것.
이경규, 강호동이 시청자 가족과 같이 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까지 한다. 네티즌들은 세상이 각박해져서 불가능할 거라 예상했던 일이었다.
각자 사는 게 바빠 주변 사람을 생각할 시간도 없는 것은 물론 매일 사건, 사고들이 많이 발생,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지고 있고 밥을 주고 싶어도 갑작스러운 방송촬영에 부담을 느껴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뤄지니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동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아직 세상이 따뜻하다’라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지난 2일 방송도 마찬가지. 이경규와 강호동은 서울 창신동 절벽마을에 갔는데 이 동네는 다들 일찍 밥을 먹어 이대로 실패하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한 할머니가 흔쾌히 “밥 줄게”라고 했다. 또 한 번 믿기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 할머니는 “밥 한 끼 달라고 했을 때 어땠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좋지. 난 밥 주는 게 제일 좋다”라며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밤 10시라도 밥을 해준다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두 사람은 물론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할머니는 집에 있는 반찬들을 꺼내 이경규와 강호동에게 밥을 줬고 두 사람은 혼자 밥을 먹고 있던 할머니의 외로움을 채워줬고 할머니는 이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줬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장면을 매회 보여주고 있는 ‘한끼줍쇼’. 참 시청자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훈내진동’ 예능이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한끼줍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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